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코스피 의약품 업종이 수혜주로 지목받은 가운데 트럼프가 후보 시절 수차례 밝혀온 오바마케어 폐지방침을 뒤업고 일부 조항을 존치시키겠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14일 오후 2시 24분 현재 코스피 의약품 업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4% 오른 8034.24를 기록하고 있다. 의약품지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지난 10일 9.21% 급등한 데 이어 11일에도 3.34% 상승한 바 있다.
‘빅3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등 대형주는 들쑥날쑥한 장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7~12% 올랐다가 11일에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날은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강세인 반면 유한양행은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 제약주가 주목받은 것은 힐러리 클린턴의 ‘약가 규제 리스크가 해소된 데서 비롯된다. 힐러리는 지난해부터 제약사들이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약의 가격을 지나치게 높여 폭리를 취하는 것을 참기 어렵다”며 약가 규제를 자신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그동안 눌려 있던 미국 헬스케어주가 급등하면서 한국 제약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제약바이오주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대표적 업종으로 정부 정책과 규제에 큰 영향을 받으며, 특히 한국 제약바이오주는 통상적으로 미국 관련주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다.
다만 때에 따라 변덕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트럼프의 과거 성향을 볼 때 그의 정책이 한국 제약주에 긍정적일 수 만은 없다.
실제 트럼프는 경선 기간 오바마케어 폐지 공약을 수차례 밝혔으나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는 보험사가 가입자의 현 건강상태를 이유로 보험적용을 거부하는 것을 제한한 조항과 26세까지 부모의 보험 혜택을 함께 누리게 만든 조항 등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향후 정책에 대해 우려를 보이면서도 대형사 임상중단과 실적 악화로 크게 내린 의약품지수가 당분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신약개발 다국적제약사에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특허소송 또는 인허가 관련 행정에 있어 한국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미국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신약 약가인하에 대한 리스크가 낮아짐에 따라 나스닥 헬스케어 지수가 반등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지수도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의약품의 미국 수출비중이 3.5%에 불과해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향후 트럼프의 자국 산업 보호 조치, 보호 무역 강화 입장에 따른 정책 도출시 미국시장 진입장벽이 강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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