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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신인상 신재영, 늦었지만 가장 화려했다
입력 2016-11-14 14:23  | 수정 2016-11-14 14:29
신재영은 2016 프로야구에서 가장 빛난 샛별이었다. 사진(양재동)=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올해 가장 빛난 샛별은 27세의 무명 투수였다. 1983년 박종훈(OB)이 첫 수상자로 기록된 뒤 34번째 신인상은 신재영(넥센)이었다. 누구보다 늦게, 그러나 누구보다 화려하게 핀 꽃이다.
2012년 8라운드 69순위로 신생팀 NC의 지명을 받은 그는 1군 데뷔까지 4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 사이 팀(NC→넥센)을 옮겼고, 군 복무(경찰)를 했다.
그리고 프로 5년차인 2016년 1군 무대를 노크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5선발의 한 자리를 꿰찼다.
시작은 5선발이었지만 활약은 1선발이었다. 데뷔전(4월 6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그는 30⅔이닝 연속 무볼넷으로 빼어난 제구를 자랑했다.
거침없던 그는 14경기 만에 10승 투수가 됐다. 역대 넥센의 10승 투수 중 가장 빠른 페이스였다. 나아가 지난 9월 1일 SK전에서 14승을 거두며 넥센 토종 투수 역대 최다 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그는 10월에 1승을 추가하면서 15승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30경기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다승 공동 3위 및 평균자책점 7위다. 신인상 자격이 주어진 선수 중 가히 으뜸이었다. 신인상 투표가 다득점제로 바뀌었지만 그에게 1위 표가 몰리는 건 당연했다(총 유효 93표 중 1위 90표 획득). 만점 465점 중 무려 453점(1위 90표-2위 1표)을 기록했다.
신재영은 1군 1년차였다. 남들보다 많이 늦었다. 그리고 올해는 4월에만 30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신인상 자격이 주어지는 마지막 해였다. 그 가운데 가장 도드라졌다.
신재영은 2012년 서건창 이후 넥센 출신 2번째 신인상 수상자다. 또한, 투수 포지션 강세를 이어갔다. 신재영 포함 34명 중 투수는 총 16명으로 절반 가까이에 이르렀다.
신재영은 2016 프로야구에서 가장 빛난 샛별이었다. 사진(양재동)=김영구 기자
무엇보다 값진 꼬리표가 하나 있다. 역대 ‘최고령 신인상이다. 1988년생인 그는 27세다. 동갑내기 서건창은 2년 전 왕별이었다. 고졸 출신 선수들이 일찍 프로 데뷔도 하는 마당에 그는 늘 부러움만 가득했다.
올해 기회가 왔지만 스스로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절실했다. 이제는 자리를 잡고 싶었다는 신재영은 확실한 제 자리를 찾았다. 그는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다”라고 밝혔지만, 가장 빛나는 샛별이 된 건 온전히 그의 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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