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여의도 트럼프월드 1·2차, 트럼프 당선 덕 좀 볼까?
입력 2016-11-14 06:02 
서울 여의도 대우트럼프타워Ⅰ 전경 /사진=이윤식 기자
[뉴스&와이] 11월 9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2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트럼프' 주상복합에도 관심이 쏠렸다. 국내에는 서울 대구 부산 등에 대우건설이 지은 주상복합 7곳이 '트럼프'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1997년 대우 건설부문이 부동산 개발업자 트럼프와 공동으로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인근 '트럼프월드타워'를 건설한 것이 계기가 된 것.
 언론의 관심과 달리 10일 찾은 서울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Ⅰ 분위기는 조용하기만 했다. 2개동에 아파트 282가구, 오피스텔 69실이 들어서 있는 지상 40층의 고층 단지다. 트럼프가 1999년 분양 당시 분양홍보관을 방문하기도 한 단지지만 주민들은 '관심 밖'이란 분위기다. 이곳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미국 대선 때 대선 후보 트럼프와 우리 단지 이름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문의가 들어오기도 했다"면서도 "입주민들이 트럼프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당선과 우리 단지 이름을 연관시키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의 한 입주민도 "단지 이름만 따왔을 뿐이지 우리 하고는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단지는 현재 여의도에서 고급 주거시설로 꼽힌다. 지하철 9호선 샛강역이 가깝고 앙카라공원과 한강이 바로 앞이라 입지가 좋다. KBS별관 근처여서 저층 오피스텔에는 연예기획사, 다큐멘터리 프로덕션 등 방송 관계사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수영장, 헬스장, 실내골프장 등을 갖추고 주차장도 가구당 2대 이상이라 주거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대우트럼프타워Ⅱ 현관 전경 /사진=이윤식 기자
 여의도에는 트럼프월드Ⅱ도 있다. 앙카라공원을 기준으로 1차 단지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데 지상 34층 2개동에 아파트 218가구와 오피스텔 72실로 구성돼 있다. 로비까지는 외부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1차와 달리 2차는 로비 현관부터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할 만큼 보안이 철저했다.
 여의도 트럼프월드Ⅰ·Ⅱ는 고급 주거시설임에도 가격은 지역 내에서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연식이 입주 15년가량으로 어정쩡하다 보니 가격 측면에서 재건축 호재가 있는 노후 단지와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있는 신축 단지에 모두 밀리는 처지다. 트럼프월드타워Ⅰ 아파트 전용 107㎡ 호가가 8억9000만원 수준이지만, 인근 진주아파트는 1977년 입주한 노후 단지임에도 전용 94㎡가 10억5000만원을 부른다. 트럼프월드타워 인근 공인중개사는 "올해 진주아파트는 안전진단을 앞두고 시세가 1억원 정도 오르면서 재건축 호재가 없는 트럼프월드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월드Ⅱ는 바로 옆에 자리한 여의도자이(2008년 입주)에 밀리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여의도자이 전용 148㎡는 13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같은 달 대우트럼프월드Ⅱ 전용 143㎡ 가격은 11억원에 그쳤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일반 아파트는 건설사 브랜드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기도 한다"면서도 "우리나라의 7개 트럼프월드 주상복합은 지어진 지 10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트럼프 이름만으로 가격이 오르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식 부동산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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