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00%대 살인 금리’ 쓰는 대출자 무려 43만명
입력 2016-10-30 15:15 

100%를 넘어서는 살인적인 초고금리를 물리는 불법 사금융 업체를 이용하는 국민이 4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30% 넘게 큰폭 늘어난 수치다. 한국 대부업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8일 공개한 ‘불법사금융 이용 전화 설문조사 결과 올들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중 43만명이 불법 사금융업체를 찾았다. 지난해 조사때 추정치(33만명)보다 10만명 더 늘어난 것이다. 이용 금액도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이용액은 5608만원으로 지난해 조사(3209만원)때보다 2399만원이나 큰폭 늘었다. 전체 이용총액 역시 24조1144억원으로 지난해 조사(10조 5897억원)때보다 10조 이상 폭증했다. 대출 목적별로는 사업자금(48.8%), 가계생활자금(36.1%)이 많았다. 연령별로 40대(31.5%), 성별로 남성(83.3%). 직업별로 자영업자(33.3%) 대출이 가장 많았다. 문제는 불법 사금융업체들이 물리는 대출 평균이자가 110.9%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터무니 없이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가는 빚 상환은 커녕 원리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평생 빚더미에 눌릴 수 밖에 없다는 경고다. 불법사금융 업체는 대부업 관련법에 규정된 등록절차를 밟지 않고 법정최고금리(29.7%)이상의 고금리를 물리는 여신업체를 말한다. 일종의 고리대금업이다.
이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불법 사금융업체를 찾고 있는 것은 저성장 추세 장기화와 양극화 심화로 서민층 가처분소득이 쪼그라들고 있는데다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꺼리는 등 서민층 금융소외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면서 금융약자들이 어쩔수없이 법정최고 금리를 넘어서는 초고리로 폭리를 취하는 불법 사금융업체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대부업 신규 이용자 중 신용등급 7등급 이하 비율은 법정최고금리가 44%(2010년 7월~2011년 5월)에서 34.9%(2014년 4월~2015년 3월)로 낮아지자 69.2%에서 57.8%로 10%포인트 넘게 줄었다.
이와관련해 저신용자들이 찾을 수 밖에 없는 저축은행·대부업체들이 금융약자 대출을 확대해 불법사금융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대부업체 ROA(총자산 대비 당기순익 비율을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가 시중은행권보다 최소 6배 가까이 높은 상태다. 금융감독원 대부업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 대부업 상위 101개 기업 ROA는 4.3%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주요 시중은행 ROA는 0.13%~0.7% 수준이었다. 이와관련해 대부업계 관계자는 좁게는 다른 대부업체, 크게는 다른 금융권과 경쟁하는 대부업체에게 수익을 줄이라는 지적은 반(反)시장적”이라며 시장에서 활동하는 대부업체의 수익추구를 막을 것이 아니라 법정최고금리인하 자체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정최고금리상한이 27.9%로 추가 인하될 경우 대부시장에서 추가적으로 밀려나게될 저신용자 규모가 최소 35만명에서 최대 74만명으로 예상된다”며 최고금리 추가인하로 저신용자 상당수가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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