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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프가 잘못했네...오클랜드, 락밴드와 SNS에서 설전
입력 2016-10-30 03:20 
오클랜드에서 이적한 코코 크리스프의 안타 하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락밴드의 싸움을 유발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락밴드 스매시 마우스가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코코 크리스프의 안타가 도화선이 됐다.
'야후스포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양 측의 공식 트위터(@Athletics, @smashmouth)는 월드시리즈 3차전이 열린 지난 29일(한국시간) SNS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싸움의 시작은 베이 에어리어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한 메이저리그 담당 기자의 트위터였다.
이 기자는 3차전에서 결승 타점을 낸 크리스프에 대해 '어슬레틱스가 1300만 달러짜리 베스팅 옵션을 막기 위해 자신을 벤치에 앉혔다고 비난했던 그가 월드시리즈에서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는 멘트를 남겼다. 크리스프가 오클랜드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 시즌 도중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됐던 상황을 꼬집은 것.
그러자 오클랜드를 비롯한 베이 에어리어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매시 마우스가 이를 받아쳤다. "어슬레틱스는 웃기는 것들이다. CC(코코 크리스프를 뜻하는 약어)에게는 잘된 일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어슬레틱스는 주전 유격수 마르커스 세미엔이 웃으면서 박수를 치는 동영상과 함께 "스매시 마우스에게 모욕당한 건가?"라고 받아쳤다.
여기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스매시 마우스가 "아닌 거 같아? 빌리볼은 허튼짓(bullsh*t)이다!"라고 대응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어슬레틱스도 "이 시간(현지시각으로 오후 11시 24분이었다)에 이런 걸 따질 것인가? 올스타답지 못하다"고 받아쳤다. 올스타는 스매시 마우스의 노래 중 하나다.
스매시 마우스는 바로 어슬레틱스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당신들은 지난 오프시즌 어떤 중요한 영입도 하지 않았다. 이번 오프시즌도 똑같을까? 당신들은 엄청난 팬들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 뭔가를 보여달라!"라고 외치며 대형 영입에 미온적인 구단의 태도를 비난했다.
스매시 마우스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농담 수준을 벗어난 설전을 벌였다. 사진= 트위터 캡처
보다 못한 어슬레틱스 투수 션 두리틀이 끼어들었다. 두리틀은 "여보게들 진정하시게. 우리 조금 친해지면 안될까? 지난해는 힘들었지만 나는 여전히 믿는다네"라는 말로 싸움을 말리려고 나섰다.
그러나 스매시 마우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두리틀의 말에 "고작 지난해? 월드시리즈까지는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 팀은 너무 싸게 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어슬레틱스는 "지난 1999년 이후 어떻게 히트를 쳤는지만 빼고 다 알아낸 거 같다"고 비꼬았다. 적은 지출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던 구단 역사를 은연중에 과시한 것.
이후 스매시 마우스는 조금 마음이 누그러진듯 "나쁜 감정은 없다. 그저 베이 에어리어 지역을 대표하는 팀으로 더 잘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에게는 가장 충성심 있는 팬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슬레틱스 구단은 감정이 상한 듯 "그리고 당신들은 더이상 팬이 없다. (당신들 노래를 듣던 팬들은) 18년전 다 대학을 졸업했고 어른이 됐다"고 받아쳤다.

어슬레틱스는 "어슬레틱스가 오늘 오후 '스매시 마우스 불꽃놀이쇼'를 발표할 것"이라는 한 팬의 농담에 "노래 하나를 13분간 틀자고? 사양하겠다"는 말로 답하며 '뒤끝'을 보여줬다.
정확히 양 측의 누가 이 싸움을 주도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상당히 추한 모습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야후 스포츠는 "90년대 밴드와 2000년대 초반 성공 모델이었던 야구팀이 2016년 SNS에서 서로 공격하는 기이한 장면이었다"며 이번 싸움을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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