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등기이사 이재용, 첫 행선지는 미국…엘리엇·갤노트7 점검차원
입력 2016-10-28 14:16  | 수정 2016-10-29 14:38

등기이사로 취임하며 경영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 행선지를 미국으로 정하며 글로벌 행보에 나섰다.
28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등기이사 선임안건을 다룬 임시주총에 앞서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다.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후보가 주주총회에 참석한 전례가 거의 없기도 했지만 책임경영에 나선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실무부터 챙긴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세탁기 폭발논란으로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해당 이슈에 대한 점검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최근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안을 어떻게 받아드릴지도 현지 의견을 들어보고 논의하는 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주재로 엘리엇측의 공개서한에 담긴 제안들을 어떻게 대응할지 연일 회의를 진행해왔다. 지난해와는 달리 우호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제안을 해왔기 때문에 사안별로 실익과 향후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차원이다.

이에 앞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창업자인 폴 싱어도 2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의 분쟁은 없을 것이라며 또다시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싱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비치에서 열린 ‘글로벌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공개서한과 관련한) 삼성전자 경영진의 공개적인 발언에 고무됐다”며 삼성전자와 갈등이 생기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서로간에 충분한 의견교환을 통해 삼성전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27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엘리엇 제안과 관련해 주주환원 정책을 비롯한 모든 부문에 대해 이사회 등에서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11월말까지 정리해 시장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애당초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취임을 즈음한 첫 행보는 유럽으로 추진됐다. 피아트크라이슬러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건을 마무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사태와 세탁기 폭발 논란에 이어 엘리엇 측의 서한까지 들어오면서 첫 출장지를 미국으로 틀었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엘리엇의 공격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에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재계 비즈니스 회의인 ‘앨런앤코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해 금융계는 물론 정보통신(IT)와 미디어 등의 유명인사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비롯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등이 참석하는 자리로 이 부회장은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해외 주요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도 친구처럼 지낼 정도로 이건희 회장보다도 글로벌한 인맥 폭이 넓어서 사안이 발생하면 수시로 직접 연락해서 만나기도 하고, 전화도 주고받는다”며 글로벌 행보는 등기이사로서 책임경영에 나선 이 부회장이 최근의 현안과 향후 비전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듣는 차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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