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영화속 도박 패밀리 현실로 ‘200억원대 도박판’
입력 2016-10-24 16:50 

부부와 아들 2명, 며느리 등 일가족 모두가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200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북의 한 시골에 허름한 집을 사 낮에는 농부인 것처럼 위장하고 밤에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도박개장 혐의로 유모 씨(45) 가족 5명을 붙잡아 유씨와 아내 박모 씨(44)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박씨와 전 남편 사이에 태어난 아들 김모 씨(27)와 며느리 고모 씨(25)를 불구속 입건하고, 군 복무 중인 또 다른 아들 김모 씨(21)를 군 헌병대에 이첩했다.
유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포커, 고스톱 등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272억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여 15억∼2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사법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경북 구미시의 한 시골 마을에 허름한 집을 사 낮에는 호박, 콩 등을 재배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또 6∼7세인 손자들을 데리고 살면서 유치원에 보내는 등 전형적인 귀농 가족처럼 꾸몄다.
그러나 아들 김씨 부부는 주로 밤에 도박 사이트를 관리하거나 손님 전화를 받아 환전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김씨는 전남에서 어부로, 며느리 고씨는 간호사로 각각 일하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유씨 부부와 군 복무 중인 막내아들은 전국을 돌며 현금을 인출하는 역할을 했다. 집 주변에는 폐쇄회로TV(CCTV) 2대를 설치해 안에서 모니터했고 ‘대포통장 21개를 이용했다. 돈을 찾을 때는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번 돈으로 지난 9월 대구에 있는 5억1700만원짜리 빌딩을 사려고 계약까지 했다. 겉으로는 평범한 농촌 가정으로 보여 이들이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이웃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