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 중심지 런던…이젠 은행 엑소더스 현실화
입력 2016-10-24 15:53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런던에 중심지를 두고 있는 대형 은행들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임박했다는 영국 내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년 3월 개시되는 유럽연합(EU)과 협상을 앞두고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하고 국내외적인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앤서니 브라운 영국은행협회(BBA)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옵저버 기고를 통해 영국에 본사를 둔 대형 은행들이 2017년 상반기에 영국 지사를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소규모 은행들의 경우에는 이르면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브렉시트 논의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라운 회장은 하드 브렉시트로 인해 그동안 금융 중심지로 역할했던 ‘혜택의 소멸을 우려하고 있다. 하드 브렉시트는 영국의 EU 탈퇴뿐만 아니라 관세동맹 등 경제권 권리를 포기하며 EU와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한다.
EU 금융 중심지였던 영국 은행계가 하드 브렉시트로 인한 극심한 타격을 우려한 데는 ‘패스포팅 권한 소멸에 있다. 패스포팅 권한은 금융기관이 EU 국가 중 한 곳에서 설립인가를 받으면 다른 모든 EU 국가에서도 별도 인가 없이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음을 뜻한다. 현재 영국 내에서 패스포팅 권한에 따라 운영되는 사업체는 약 5500여개에 달한다. 결국 세계 금융 본산인 ‘런던 메리트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 본격 협상을 앞두고 영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불안정성도 탈(脫) 런던을 부추기고 있다. 하드 브렉시트에 보수당 내에서도 ‘과도하다는 반대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스코틀랜드는 영연방 탈퇴 국민투표를 선언했다. 지난달 브렉시트 잔류를 천명했던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당수의 재신임 성공, 보수당의 ‘우군이었던 독립당의 지리멸렬한 행태로 인해 영국 내 정치지형은 불안한 상태다. 향후 2년간 진행될 EU와의 협상으로 인한 소모적 논쟁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영국 금융권 로비단체 ‘더시티유케이는 런던 금융지구 ‘시티 오브 런던이 믿을 만한 브렉시트를 대비하지 않으면 런던 금융가에서 최대 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컨설팅회사 올리버와이만은 영국과 유럽 간 금융서비스에 장벽이 생기면 영국 금융사들은 약 490억달러(약 55조6000억원)의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영신 기자 /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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