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쩐의 전쟁’ 압승한 힐러리…후원금 트럼프의 2배
입력 2016-10-24 15:27  | 수정 2016-10-25 15:38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선거자금 모금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압도했다.
수퍼팩(정치활동위원회)을 통해 선거자금을 무제한으로 모을 수 있고, 선거광고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기 때문에 ‘쩐의 전쟁이라고도 불리는 미국 대선 풍토에서 모금액 우위는 선거승리와 직결된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연방선거위원회 자료를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힐러리를 후원하는 상위 10여개 수퍼팩 모금액은 이달 초까지 2억달러(약2200억원)에 달했다. 이는 트럼프가 수퍼팩을 통해 모은 선거자금의 2배가 넘는 수치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대표 수퍼팩인 ‘미국 최우선주의(Priorities USA)는 내달 8일 선거 때까지 1억7300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트럼프를 지원하는 대형 수퍼팩은 5개로 모금액이 힐러리의 절반에 못미친다. 트럼프 측근들이 운영하는 단체가 4600만달러를 모았으며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 온 전미총기협회가 2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힐러리 비방광고에 집중하는 수퍼팩 ‘퓨처45는 1300만 달러를 후원했다.
‘큰손들의 고액 기부금도 힐러리에게 집중됐다. 연방선거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선거후원금으로 100만달러(약11억원) 이상을 기부한 고액 기부자는 56명이며 이들이 낸 기부금 총액은 2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83%가 힐러리에게 지원됐고 트럼프를 후원한 금액은 17%에 불과했다.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조지 소로스가 힐러리 지지 수퍼팩에 1350만달러를 냈고, 또다른 헤지펀드 투자자 도널드 서스먼이 1900만달러를 기부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고액 기부자 중에서는 카지노 대부인 셀던 아델슨이 1000만달러, 홈디포 공동 창업자 버나드 마르커스가 700만달러를 후원했다.
이같은 모금액 차이는 민주당 후원자들이 힐러리 당선을 위해 결집을 추구한 반면 트럼프의 경우 공화당 지도부와 불화를 겪으면서 전통적 공화당 후원자들이 트럼프를 위한 기부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화당의 ‘큰손 후원자들이 대선에 등을 돌리고 상·하원 선거로 관심을 옮겼다.
힐러리 진영에서는 수퍼팩을 통해 모금된 돈 중 1억1000만달러를 텔레비전과 라디오 인터넷 등 선거광고 비용으로 썼다. 최근 들어서는 넘치는 선거후원금을 일부 민주당 상·하원 선거에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후원금 모금과 TV토론에서 승리한 힐러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0% 지지를 기록하면서 출마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3차 TV토론 이후인 지난 20~22일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힐러리 지지율은 50%로 38%의 트럼프를 1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는 이번 대선에서 WP와 A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최고 지지율을, 트럼프는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조사 대상자의 65%가 트럼프의 ‘선거 불복 시사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으며 69%는 트럼프가 성추행한 여성들을 비난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다. 트럼프의 ‘선거 불복 ‘여성 비하 주장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한편 트럼프 진영에서는 예정에 없던 제4차 TV토론을 추가로 실시할 것을 제안하며 반전을 시도하고 나섰다.
켈리엔 콘웨이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TV 토론은 모든 미국인이 나란히 서 있는 대선후보들을 볼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라며 한 차례 토론을 더 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 차례 TV토론 이전에 TV토론을 반대했던 트럼프 진영의 목소리에 주목하는 기류는 강하지 않다.
■ <용어 설명>
▷ 수퍼팩 : 미국의 민간 정치자금 후원단체로 거액자산가 노동조합 기업 등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010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활동이 보장됐으며 기부금 상한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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