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대통령 시정연설…與 23차례 박수 野은 침묵만
입력 2016-10-24 15:07  | 수정 2016-10-24 19:22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펼쳐진 국회 본회의장 분위기는 명확히 구분된 여야의 좌석처럼 극명하게 갈렸다. 청와대를 둘러싸고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지난 국정감사부터 공방을 벌여온 정치권의 답답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오전 9시 40분쯤 국회에 도착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지도부, 황교안 국무총리,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요인과 사전 환담을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오전 10시 3분쯤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여야 의원들은 전원 기립했고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보내며 예의를 갖췄다. 박 대통령은 취임이후 4년 연속 직접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며 국회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했다.
정세균 의장은 개의를 선언하며 의원들도 예의와 품격을 갖춰 시정연설을 경청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38분간의 시정연설 동안 여당 의원들은 23차례 박수를 보낸 반면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고 연설을 외면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일부 의원들은 ‘부검 대신 특검!, ‘비리게이트 규명, ‘편파기소 야당탄압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항의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연설 종료 후 박 대통령은 의장석에 있던 정 의장과 악수를 하고 본회의장 중간 통로를 통해 퇴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떠나는 대통령을 환송하며 악수를 청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자리를 지키는 걸로 예를 다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옷 색깔에도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평소 때와 장소에 걸맞은 의상을 세심하게 선택하기로 유명한 박 대통령은 이날 흰색 블라우스에 재킷과 바지는 검은색으로 통일했다. 국회를 방문할 땐 어두운 색깔의 옷을 즐겨 입는 것을 감안하면 특별할 것이 없었지만 이날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 ‘개헌이라는 메가톤급 폭탄을 던진 것을 감안해 결연한 의지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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