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수고객인 양 유혹…카드슈랑스, 꼼수영업 여전
입력 2016-10-24 11:06  | 수정 2016-10-24 11:07

#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모(34)씨는 최근 카드사에 걸려온 전화를 쉽게 끊지 못했다. 전화 상담원이 우수고객에게만 제공하는 치아보험 상품이 있다”며 말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치과 치료를 받아야했던 박씨는 ‘3개월 동안 월 2만3000원만 납입하면 치과 치료분에 대한 전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상담원의 설명에 바로 가입을 결정했다. 그러나 약관을 받아본 박씨는 해당 상품이 카드사의 상품이 아닌 한 외국계 보험사의 상품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보장도 설명과 달리 미미해 해지하려했지만 상담원과의 연결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카드슈랑스의 불완전판매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카드슈랑스는 보험 상품을 카드사가 위탁 받아 고객에게 판매하는 형태의 업무를 말한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카드슈랑스의 전체 판매액은 지난 2005년 3700억원 수준에서 2010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뒤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면서 카드사 카드슈랑스 전화영업(TM)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판매 문제에 대한 지적도 늘어났다. 상품 판매가 대부분 비대면식으로 이뤄져 상품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카드슈랑스 불완전판매는 카드사가 보험을 저축 상품인 것처럼 설명하거나 원금 손실 가능성 알리지 않고 확정된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등 고객을 속여 보험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발생한다.
실제 일부 카드 전화상담원들은 타 보험사의 상품을 마치 카드사가 내놓은 것처럼 안내하거나 우수고객에만 제공하고 있다는 식으로 거짓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상담원의 구두상 설명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약관 등 계약 내용을 제대로 짚어보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상담원은 상품의 보장 내용에 대해 정확히 고지하지 않거나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약관을 읽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대답을 유도한다. 이에 소비자들이 무심코 예”라고 대답하는 순간 보험료가 결제되며 가입이 완료되는 것.
문제는 카드사 본사 입장에서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판매가 아웃바운드 콜센터에서 이뤄지다보니 일일히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얼마나 팔았는지에 따라 상담원들의 인센티브가 달라지다보니 일부 바람직하지 않은 판매행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기 위해 본사에서 지속적으로 교육 및 감시하고 있지만 워낙 많은 전화통화가 이뤄지다보니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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