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네트워크 병원 1인 1개소 위반했어도 보험급여 지급"
입력 2016-10-03 17:09 

이른바 ‘네트워크 병원을 운영해 의료법상 ‘1인 1개소 조항을 어겼더라도 건강보험 급여는 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네트워크 병원을 상대로 실시해온 수백억원대 보험급여 환수 처분이 취소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판사 이균용)는 척추전문 네트워크 병원 ‘튼튼병원의 경기 안산점 원장 홍 모씨가 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 환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튼튼병원은 전국 각 지점이 같은 상호 아래 운영되며 주요 경영은 실소유주인 박 모씨가 맡아왔다.
앞서 건보공단은 2012년 8월부터 시행된 ‘의료인은 어떤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 개설할 수 없다는 의료법 33조 8항에 따라 네트워크 병원에 대한 보험급여 지급을 중단하고 일부는 환수 조치했다. 네트워크 병원이 ‘속임수나 그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튼튼병원 안산점은 2008년 1월 경기도에서 적법하게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받는 등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보험급여비 수급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1인 1개소 조항 시행 후 해당 허가가 취소·무효된다는 규정은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이어 1인 1개소 조항을 위반했더라도 국민에게 정당한 요양급여가 이뤄졌다면 보험급여 부정수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요양제도 취지상 부정수급은 반사회적이거나 보험체계를 교란시키는 경우로 제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법을 위반한 사람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면허자격정지 등의 제재 수단이 있어 부정수급 징수는 과다한 규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박씨는 2000년대 후반부터 경기 안산을 시작으로 일산, 대전, 대구 등에 튼튼병원을 설립하고 각 병원에 원장을 고용했다. 그러나 병원의 영리 추구를 막는다는 취지로 의료법 33조 8항이 시행되면서 이는 불법적인 운영 방식이 됐다. 튼튼병원은 2014년 4월 해당 조항 위반 혐의의 첫 사례로 기소됐고, 건보공단은 당시 이미 지급된 보험급여 총 230억여원을 환수했다.
현재 튼튼병원 등 네트워크 병원들은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신청·헌법소원 등을 청구해 헌법재판소 심리가 진행 중이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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