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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끝은 아니야’ SK, 간절함 속 대반격
입력 2016-10-01 20:02  | 수정 2016-10-01 20:06
SK 와이번스가 LG와의 2연전을 모조리 쓸어담으며 실낱같은 5강 희망을 품게 됐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간절함이 통했다.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SK 와이번스가 다시 한 번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나갔다. 5강행 싸움, 아직 종료되지 않은 듯하다.
SK의 5강행은 불투명해보였다. 물론 현 상황도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작은 희망이 비춰지고 있다. 고비였던 LG와의 잠실원정 2연전을 모두 잡아낸 SK는 당초 계획했던 잔여경기 전승시나리오를 위해 한 발 더 나아갔다. 이날 경기가 순연된 5위 KIA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이틀 전까지의 암담했던 상황보다는 한결 나아진 것은 사실이었다. 5위 KIA가 사정권에 접어들었다. 한편 4위가 유력했던 LG는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김용희 감독은 일찌감치 잔여경기 때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감독의 최근 경기 전 인터뷰는 대부분 한 단어로 귀결된다. 총력전.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경기 전부터 남다른 각오를 뽐냈다.
마운드운용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메릴 켈리-김광현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가 있지만 보다 더 구체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바로 김광현을 불펜투수로 투입하고 있는 것. 지난달 부상 복귀 후 불펜으로 점검한 적은 있으나 최근에는 제대로 승부수 투수로서 활용되고 있다.
결과도 좋다. 지난 25일 한화전서는 3이닝 무실점 홀드를, 그리고 전날 LG전 역시 2⅓이닝 동안 1피안타만 허용한 채 무실점 역투를 뽐냈다. 승리를 지켜낸 것은 당연한 일. 투구 수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전제했지만 김 감독은 이날 역시 상황만 된다면 김광현을 투입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광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머지 SK 선수들 역시 5강을 향한 강한 열정을 드러냈다. 전날 데뷔 첫 100타점을 기록한 정의윤은 이날 경기 전 기록 달성보다 팀 성적이 더 우선”이라며 불타는 의지를 드러냈을 정도다.
이 같은 SK 선수들의 투혼은 이날 경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2회말 정성훈이 때린 유격수 방면 오른쪽으로 깊숙하게 흐른 타구를 SK 고메즈가 아슬아슬하게 잡아냈다. 4회말에는 박용택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내줬지만 이내 최정이 병살타로 위기의 순간 불을 끈다.
SK가 어렵지만 가능성 있는 도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최근 군에서 제대한 한동민도 1회부터 나이스캐치를 선보였다. 1회말 주자 2루 상황서 히메네스의 좌익수 방면 안타 성 타구를 멋진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선취점을 막아낸 깔끔한 수비. 그 외에도 물샐틈없는 수비가 줄곧 이어졌다.
마운드와 수비가 좋아도 득점을 뽑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다. SK는 이날 초반 다소 풀리지 않았지만 순간 화력을 뿜어냈다. 4회초 고메즈가 내야 땅볼을 때린 뒤 전력질주로 출루에 성공했다. LG 측이 합의판정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상대투수 류제국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회를 얻은 SK 타선은 김강민과 최정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점수를 얻기 시작했다. 6회초에는 나주환이 달아나는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쐐기 점을 찍었다. 6회말 SK는 최대위기에 직면하지만 빈틈없는 내야수비로 실점을 막아냈다. 나주환과 최정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7회도 철통같은 내야수비진이 1사 1루 상황을 병살타로 이끌었다.
아직도 SK의 5강 진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력으로 얻어낼 수도 없다. 상대팀 결과까지 지켜봐야하는 힘겨운 고비가 남아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잔여경기 시작과 함께 사령탑 및 선수들이 불굴의 의지를 선보이고 있다. SK의 2016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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