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국증시, 대형주가 주도’ 전망 나오는 이유는?
입력 2016-09-23 15:17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 21일(현지시간) 금리를 동결한 이후 국내 증시에는 안도랠리와 함께 대형주 장세가 재현되고 있다.지난 6월말 이후 코스피 연고점 경신을 주도해오던 외국인이 시가총액 50위권 내 초대형주에 매수를 집중하면서 연말까지는 대형주가 증시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FOMC 직후인 22일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을 모두 매수하면서 야간선물까지 합치면 하루동안 7800계약을 순매수 하는 등 평소 거래량의 두배가 넘는 강도높은 매수세를 보였다. 덕분에 이날 코스피 야간선물도 0.52% 상승 마감했고,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현물지수도 개장직후 한때 2056선까지 올랐다.
이번주초 미국 FOMC와 일본은행 금리정책회의를 앞두고 외국인 순매수세가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빅 이벤트가 지난 이후 시총 최상위 종목들 위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지난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초대형주(삼성전자를 제외한 시총 2위~50위까지)를 6220억원을 순매수했다. 대형주의 범위를 좀더 넓혀보면 시총 51위부터 400위까지 주식에는 외국인자금이 4299억원 순유입됐다.

지난달 갤럭시노트7 리콜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됐던 삼성전자에도 이달들어서는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1850억원이 순매도했으나 이달들어 22일까지 1566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자정보회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시총 2위~400위 종목에 대해 총 11조9454억원을 순매수 했다. 이 가운데 시총 2위~50위, 즉 초대형주로 불리는 종목들에 8조2502억원(69.06%)의 순매수가 집중됐다. 한국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외국인들의 초대형주 편식현상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들이 올들어 지난달까지 총 1조2766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이번달에는 1566억원을 매수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올연말까지 대형주 위주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소형주에서 실적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글로벌 유동성은 대형주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을 앞두고 우리 증시는 중대형주, 특히 IT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는 순환매 형식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지수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가 나타나기는 어렵지만 화학이나 소재주 등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이 계속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 금리 동결 결정 이후 글로벌 유동성에 따른 호황이 계속 된다면 역시 지수 관련한 대형주가 오를 수밖에 없다”라며 최근 낙폭이 큰 중소형주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미국 대선, 12월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증시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대형주가 꾸준히 상승하는 데는 최근 대형주의 낙폭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뿐만 아니라 그동안 대형주의 낙폭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은행 화학 철강 건설 등 대형주 중심으로 장이 움직일 것”이라며 다만 한 쪽이 오르면 다른 한 쪽이 떨어지는 순환매 형식으로 지수 자체가 많이 오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대형주 선호 현상은 최근 국내 기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기관들은 중소형주에 순매도를 대거 늘렸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최근 3분기 기관투자자들이 중소형주를 4조5400억여원을 순매도한 반면에 대형주의 매도는 1조5300억원에 그쳤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이후 기관투자자들의 대형주 매도세가 상대적으로 줄면서 수급 공백 염려에서 자유로워졌다”며 주식형 펀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순매수를 하고 있는 종목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예경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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