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오늘이면] 테레사 수녀 선종…'헬조선' 이겨낼 기적은
입력 2016-09-05 11:41 
사진=테레사수녀 공식 홈페이지
이전의 오늘은 어떤 날이었을까.
'오늘裏面'은 이러한 궁금증으로 시작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쏟아지는 뉴스와 사건들 속에서 울고 웃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오늘이면은 과거의 오늘이 가진 다른 의미를 추적합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소외당하고 잊혀질 뻔한 사실들을 적습니다.
오늘의 역사를 통해서 지금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9년 전 오늘, 9월 5일은 테레사 수녀가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가난한 자의 벗, ‘빈자들의 성녀로 존경받는 마더 테레사. 그는 카톨릭 신자뿐 아니라 지구촌 많은 이에게 추앙받는 인물입니다. 종교적 신념에서 시작된 사랑과 봉사는 숨이 멎는 순간까지 계속됐고, 그가 보여준 ‘인류애는 특정 종교와 민족을 초월했습니다.

사실 그가 한 일은 소박했습니다. 여유가 될 때마다 자선단체에 기부를 하고, 가난한 사람, 병자와 함께 사진을 찍어 그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 정도였습니다. 한 줌의 선함과 주변에 대한 작은 관심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봉사'였습니다.

사진=테레사수녀 공식 홈페이지

기념관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바다에 붓는 한 방울의 물보다 하찮다, 허나 그 한 방울이 없다면 바다는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가장 따뜻한 사랑은 내 가족, 내 이웃, 나와 가까운 대상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백 사람을 먹일 수 없다면 한 사람이라도 먹여라..." 언제나 소박한 사랑이 가장 큰 사랑임을 알리고자 그는 애썼습니다.

그런 테레사 수녀가 어제, 선종 19년 만에 성인 반열에 올랐습니다. 본래 가톨릭 성인이 되기 위해선 수 세기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는 무척이나 이례적일입니다. 교황청은 인도 여성 암환자의 종양과 시한부 선고를 받은 브라질 남성의 뇌종양이 치유된 것을 ‘테레사의 기적으로 인정해 성인 추대를 승인했습니다.

어쩌면 그의 기적을 손으로 꼽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인지 모릅니다. 첫 번째는 그의 삶 자체가 기적인 이유고, 두 번째는 세상을 떠난 후에도 ‘기적은 무수히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인정한 ‘테레사 효과입니다.

연구팀이 피실험자에게 수녀의 선행이 담긴 영상을 보여준 뒤 신체 변화를 측정하니 면역 항체가 늘고 스트레스는 현저히 줄었습니다. 직접 선행을 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신체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남을 도우며 느끼는 행복한 기분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도 하는데, 남을 도우면 심리적으로 기쁨과 만족감이 최고조에 달하게 됩니다.

사진=MBN

오늘날 한국 사회에 절실한 것이 바로 이 ‘테레사 효과가 아닐까요. 저성장, 저출산, 고독사, 치솟는 자살율, 남북갈등까지.. 이른바 ‘헬조선 시대를 이루는 밑바닥 한 켠엔 짙은 이기심도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기부단체인 영국 자선원조재단(CAF)이 과거 세계 153개국 19만5,000명을 대상으로 기부, 봉사, 낯선 사람에 대한 도움 등 국가별 경험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기부 27%, 봉사 22%, 도움 38%로 81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진 자는 베풀기를 멀리하고, 숨 막히는 경쟁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 연일 비극적인 뉴스 속에 ‘행복하지 않아라는 자조에 2세도 낳지 않는 현실, 미래가 없음에 절망하여 치솟는 자살률, 각자가 먹고 살기 바빠 주변을 돌아보긴 커녕 등을 돌려버리는 사회.

사진=MBN

사회 구성원이 서로 도우며 행복을 얻는 것. 이 간단한 상식적 가치를 우리 사회는 잊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 다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는 법. 작은 ‘테레사 효과가 넘쳐 한국에 큰 기적이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성인(聖人) 테레사는 말했습니다. 한 사람씩 사랑하기를, 지금 당신부터 실천하세요”

[MBN 뉴스센터 한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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