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은마 `초고층 랜드마크` 부푼 꿈
입력 2016-08-30 17:21  | 수정 2016-08-30 22:09
서울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개발 청사진을 그린다. 2010년 3월 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6년 만이다. 초고층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아파트값도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전용면적 84㎡ 매매가는 13억원을 호가한다. 올해 들어서만 최대 2억원가량 뛴 것이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은마 재건축추진위원회는 다음달 9일 주민총회를 열고 건축설계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추진위는 이달 국내 최초로 아파트에 대해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토문건축사사무소가 경합을 펼치게 됐다. 희림은 네덜란드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손잡았다. 토문은 영국 PLP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두 곳 모두 최고 50층 설계안을 내놨다.
희림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은마의 입지가 용이 물(탄천)을 굽어보는 '비룡망수(飛龍望水)'형이라고 보고 6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해 단지 중앙에 50층 랜드마크 타워동을 집중적으로 배치한 점이 눈길을 끈다. 타워동 외관은 물결 무늬의 둥근 이미지를 강조해 성냥갑 이미지를 탈피했다. 단지 중앙 남북 방향으로 50m 통경축을 확보해 개방감을 높였다.
나머지 건물들은 대체로 리드미컬한 중·저층 블록형 건물로 설계한다. 삼성로~대치역사거리~남부순환로를 따라 약 950m에 달하는 스트리트형 상가를 조성하고 일부(4000평)는 대로변 1층에 효율적으로 배치함으로써 120여 가구의 추가 주택 분양물량을 확보해 조합원들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제시했다. 상가 진·출입 동선은 지하철 3호선 대치역·학여울역과 연계할 계획이다. 전용면적 39~109㎡, 총 5940가구로 구성된다. 모든 조합원 가구는 남향을 바라보며 맞통풍이 된다.
반면 토문은 '서울의 유일무이한 숲'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단지 중앙에 3만평 규모의 대형 공원을 조성한다. 도산공원의 3배 크기에 달한다. 아파트 건물이 공원을 둘러싸는 형태로 배치되기 때문에 모든 가구가 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이른바 '숲세권'이며 동간거리가 평균 390m에 달하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교차로와 가까운 단지 네 모서리에 각각 고층 건물을 짓고, 바람개비를 연상시키는 랜드마크동은 대치우성아파트 교차로에 배치된다. 비례와 균형을 강조하는 형태로 레고블록을 여러 개 겹치거나 엇갈리게 쌓음으로써 세련미 넘치는 건축물을 선보인다. 전용면적 36~109㎡, 총 5811가구가 계획됐다.
은마 추진위는 주민투표로 설계안을 최종 선정하고 이를 토대로 정비구역지정안을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 조합 설립에도 나선다. 관건은 서울시가 층수 규제를 풀어줄지 여부다. 서울시는 2030 서울플랜에 따라 일반 주거지에 아파트를 재건축할 경우 최고 층수를 35층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시는 추진위에 국제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창의적 건축물을 짓도록 안내했지만 층수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다.
한편 초고층 재건축 기대감으로 아파트값은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전용면적 76㎡는 12억원을 호가한다. 가장 비쌌던 2007년 11억5000만원 선을 넘어섰다. 84㎡도 12억4000만~13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올해 초보다 2억원가량 뛴 셈이다. 인근 S부동산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거래를 못하고 있다"며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뛰어 과열이 염려될 정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센터 부장은 "개포와 반포·잠원 아파트값은 재건축 사업이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현실화된 가치가 가격에 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은마는 사업 초기 단계로 갈 길이 멀다"며 "재건축은 기본적으로 10년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사업이 구체화하는 것을 보고 접근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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