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유업계, 정제마진 하락 우려보다 유가 회복에 반색
입력 2016-08-25 17:32  | 수정 2016-08-25 18:23

최근 석유제품 정제마진이 4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3분기 이후 정유사들의 실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정유업체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유가 회복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최근 40달러대 중반까지 오르면서 정유사들은 지난달 입은 원유 재고평가손실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유 재고평가손실은 비싸게 사온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정유업체들이 입게 되는 손실을 말한다.
지난 2분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34달러선에서 48달러까지 급등했다. 덕분에 정유업체들은 2분기 원유 재고평가이익을 거뒀다. 실제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은 지난 2분기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직전분기 대비 60~573%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고 지난달 정유사들은 2분기에 비싼 값을 주고 사온 원유를 정제해 낮은 가격에 팔아야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원유를 구입하는 시점과 실제 정제시설에 투입해 제품으로 만드는 시점 사이 약 한달의 시차가 있어 원유 재고평가손익은 꾸준히 발생한다”며 이달 초부터 국제유가가 회복돼 지난달 입은 손실을 상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향후 국제유가가 급격한 변동 없이 40~50달러 사이에서 움직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원유 재고평가손익이 번갈아 발생하며 서로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유가 변동이 일정 폭 안에서 반복되면 정유업체들 실적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유업체들은 유가를 전망하기보다 변동에 대응할 방법을 준비한다”며 원유 구입처를 다변화하고 다양한 원유를 섞어 수익성 높은 유종의 수율을 높이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대비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정제마진은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운송·운영 비용을 뺀 값을 뜻한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연초 9.9달러였지만 이달 들어 3.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4달러선을 회복했다. 이에 일각에서 정유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정제마진이 4달러선이라며 정유업체들이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정유업체들은 정제마진이 4달러 아래로 떨어져도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술 수준이 높아져 설비를 가동하는 데 드는 비용이 줄고 수율은 높아져 손익분기점이 되는 정제마진은 계속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하락을 견딜 수 없는 중국의 중소규모 업체들이 가동을 멈추면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3분기 말부터 외국 정유업체들의 설비 정기 보수가 계획돼 공급 감소가 이어지고 난방 수요가 늘기 시작하는 4분기에는 석유제품 시황이 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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