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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모바일` 집중…하나銀 `121개` 최다
입력 2016-08-25 17:27  | 수정 2016-08-25 19:39
최근 5년 주요은행 새 수신 상품 446개 분석해보니
저금리가 본격화한 2013년 이후 예금이나 적금 등 금융회사들의 대표적인 수신상품 출시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 은행 영업지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는 모바일 전용 금융상품이나 유통·통신·항공 등 다른 업종과 연계한 특판상품이 최근 활발하게 출시되는 추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우리·신한·국민·농협·KEB하나)의 예·적금 신상품은 2013년 93개에서 2014년 81개로 전년 대비 13% 감소한 데 이어 2015년에는 72개로 더 줄어들었다. 최근 3년간 22.5% 신상품 출시가 감소한 셈이다.
이 같은 추세는 초저금리 영향으로 예·적금 상품 이자율이 1%대로 하락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13년 5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5%로 내렸고 이에 따라 은행 수신상품도 2%대 이자로 내려앉았다. 이후 줄곧 기준금리가 하락해 2015년 6월에는 1.5%까지 떨어지는 등 사실상 은행 예·적금은 1%대 이자밖에 주지 못하는 상품으로 전락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계좌이동제가 본격 도입되면서 주거래은행을 옮기기가 수월해졌고, 모바일뱅킹 활성화로 기존의 전통적인 예·적금 상품에 대한 인기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주요 은행들은 이 같은 수신상품 공백을 모바일뱅킹과 특화상품으로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위비뱅크 출시와 함께 '위비꿀적금' 등 전용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까지 총 13개의 모바일 전용 금융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고객들이 금연에 성공하면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스마트금연적금' 등 이색 상품도 개발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롯데백화점, 아시아나항공, 11번가, 올레TV(KT) 등과 함께 유통·항공·통신 등 다른 업종과 연계한 아이디어성 수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를 더 챙겨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대 고객을 위한 수신상품인 '신한 두근두근 커플 예적금'과 'S20통장' 등을 출시하며 미래 고객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신 신한은행은 2011년 15개였던 신상품을 지난해 7개로 줄이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5년간 스포츠 관련 금융상품을 많이 출시해 주목받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정기예금'(2011년), '박인비 커리어그랜드슬램기원적금'(2015년) 등 스포츠 관련 상품이 작년까지 10개에 달했다. 국민은행은 작년부터는 항공, 통신 등 다른 업종과의 제휴상품이나 핀테크 트렌드도 가미한 '내맘대로적금' 등 이색상품도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외환 관련 상품라인을 일찌감치 구축해 외환예금 등에 수요가 있는 기업과 개인 고객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은행의 5년간 출시 상품 121개 가운데 10%가 넘는 13개 상품이 외화 관련 수신상품이다. 하나은행은 2014년 위안화 부상 당시 연 3%대 금리를 주는 '하나차이나 위안화 정기예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도농사랑가족 예적금'(2014년) 등을 판매하면서 농촌 관련 상품으로 특화상품을 구성하고 있다. 또 농협은행은 중기, 소상공인 관련 여신상품을 다수 완비해 서민 지원 등에 특화했다는 평가다.
5대 은행 전체로 따져보면 201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한 예·적금, 수시입출금통장 등 수신상품은 총 446개였다. 이 가운데 KEB하나은행이 121개(2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이 114개(25.6%) 수준이었다. 농협·국민(각각 71개·15.9%)·신한(69개·15.5%)은행의 경우 앞선 두 은행의 절반 수준을 넘는 신상품을 출시했다. KEB하나은행은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이 사실상 별개 은행으로 상품을 냈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은행이 가장 많은 상품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상품의 경우 주거래고객 확보를 위해서 타깃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며 "신상품이 많고 적은 것은 은행 전략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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