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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쏟은 한밭 혈투…한화 뒷문이 버텼다
입력 2016-08-07 21:54  | 수정 2016-08-07 22:14
한화의 권혁은 7일 대전 NC전에서 5회초와 6회초 위기를 모두 막아내며 한화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8월의 첫 일요일, 대전은 뜨거웠다. 앞서 특정팀이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장악하며 대승으로 끝났지만 3연전의 마지막 경기는 달랐다. 1승씩을 주고받은 한화와 NC는 치열하게 붙었다.
팽팽한 흐름으로 진행될수록 경기는 상당히 과열됐다. 6회초에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2사 1,2루서 이종욱의 내야안타가 터진 것. 그런데 지석훈이 2루와 3루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고 그 사이 3루에 있던 테임즈가 홈으로 뛰었다. 송구가 빨라 아웃. 그러자 NC가 포수 허도환의 왼발이 홈을 막은 것 아니냐며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합의판정에도 결과는 번복되지 않았다. 이에 김경문 NC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나광남 3루심에게 항의했다. 그런데 김경문 감독이 항의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자, 김성근 한화 감독이 곧장 나광남 3루심에게 걸어갔다. 합의판정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퇴장을 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였다. 3루심을 두고 오간 설전. 그만큼 이 경기를 잡겠다는 두 팀의 승부욕은 뜨거웠다.
해커와 윤규진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해커는 팔꿈치 부상 회복 이후 4경기에 등판해 3번이나 5이닝을 못 버텼다. 복귀 후 평균자책점이 8.64(16⅔이닝 16실점)로 나빴다. 윤규진도 후반기 들어 2경기 연속 조기 강판.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12.79(6⅓이닝 10실점 9자책)로 전반기(6.36)의 2배 차이였다.
결국 두 팀이 선발투수에게 바라는 건 하나. 적어도 조기 강판만 안 해주기. 이틀간 아껴뒀던 필승조 카드는 준비돼 있다. 8일은 이동일.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써야 했다. 여기에 막강 화력도 하루씩 번갈아 보여줬다. 상황에 따라 불펜 조기 투입도 가능했다. 어차피 포인트는 후반이었다. 끝까지 누가 버티느냐가 관건이었다.
선발 싸움은 무승부. 윤규진은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았으나 5회초 1사 이후 안타, 사구를 연속 허용하며 강판했다. 해커는 내야수의 잇단 실책에도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며 6회말에도 등판했다. 4회말에는 1이닝 4탈삼진의 진기록(통산 7호)도 세웠다. 그러나 3-3으로 맞선 6회말 로사리오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치열한 접전 속 윤규진과 해커는 불씨를 남겨뒀다. 예상된 전개였다. 그리고 불펜의 방화 능력에 승부는 갈렸다.
NC는 불안정했다. 6회말 1사 1루서 투입된 원종현은 하주석, 대타 차일목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거기에 이용규의 안타에 중견수 김성욱의 실책까지 겹치며 실점이 늘었다. 초반부터 삐걱거린 NC의 수비는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다시 한 번 흔들렸다.
8일간 ⅓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인 마무리투수 임창민을 7회말 기용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임창민은 실전 감각이 부족한 탓인지 ⅓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사구 2실점으로 무너졌다. 스코어는 3-8까지 벌어졌다.

반면, 한화는 위기를 극복했다. 5회초 1사 1,2루서 두 번재 투수로 등판한 권혁은 김성욱에 파울 홈런까지 맞았다. 그러나 8구 승부 끝에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
매 이닝이 위기였다. NC는 끊임없이 출루했다. 6회초부터 9회초까지 매 이닝 최소 2명의 주자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주자도 홈을 밟지 못했다. 권혁은 6회초 2사 1,2루 위기의 불씨마저 껐다.
한화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7회초. 권혁이 헤드샷으로 퇴장했다. 흔들릴 법 했지만 사흘 전 선발투수였던 심수창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심수창은 7회초 2사 1,2루서 나성범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정우람도 피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내줬으나 무실점으로 막았다.
뒷문 싸움은 한화의 우세. 끝까지 버틴 한화는 8-3으로 승리, NC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상대 전적도 5승 1무 4패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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