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철제 옷걸이로 학대 당하던 4살 여아 사망
입력 2016-08-07 19:56  | 수정 2016-08-07 20:21
【 앵커멘트 】
지난 2일 4살 여자 아이가 집에서 갑자기 쓰려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지속적인 학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어제(6일) 엄마 추 모 씨가 구속됐습니다.
뉴스추적, 이성식 기자와 함께합니다.


【 질문1 】
이 아이는 햄버거를 먹고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알려졌는데요.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지만 안타깝게도 숨졌다고요?

【 기자 】
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인천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어린 아이가 실려옵니다.

하지만, 이미 아이는 숨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것은 엄마인 27살 추 모 씨의 반응이었습니다.

딸이 숨졌는데도 응급실 앞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등 비교적 담담한 표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추 씨는 의사들에게 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토한 뒤 쓰러졌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심폐소생술도 시행하고, 119에 신고도 했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런데 의사들이 검진을 해보니 팔과 다리 등에 멍자국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이상하다고 여기고 경찰에 신고를 해 수사가 시작된 겁니다.

【 질문2 】
아이에게 멍자국이 많았다면 누군가의 폭행이 있었다고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 아닌가요?

【 기자 】
국과수에서 1차 부검을 실시한 결과 머리에서 뇌출혈 흔적이 드러났고, 또 멍자국도 발견된 것이 가장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며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심경 변화를 느낀 추씨가 지속적으로 딸을 폭행했다고 자백했습니다.

▶ 인터뷰 : 추 모 씨 / 피의자(어제)
- "(딸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십니까?) 아이에게는 잘못했다는 말밖에…. 부족한 엄마 만나서…. (밥은 얼마나 굶기셨어요?) 질문은 4개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더이상 질문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긴 했지만 여전히 반성을 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태도인데요.

딸은 추 씨가 이혼한 뒤 아버지와 살았고, 이후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보육원에 맡겨졌는데 지난달 엄마인 추씨가 딸을 데려왔습니다.

이후 추 씨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아이를 때렸다고 말했는데요.

주로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은 몽둥이나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철제 옷걸이로 발바닥이나 다리를 때렸다고 합니다.

【 질문3 】
이럴 거면 왜 보육원에 있던 딸을 데려온 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사고 직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어린아이가 목숨까지 잃게 된 겁니까?

【 기자 】
무려 28시간 가까이 밥과 물을 주지 않고 굶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추 씨는 아이가 소변을 가리지 못해 훈육 차원에서 벌을 준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후 햄버거를 먹은 뒤 화장실에서 갑자기 쓰러진 겁니다.

이 상황에서도 엄마는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해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한 뒤 머리와 배 등을 발로 걷어찼습니다.

【 질문4 】
아동 학대의 80% 정도는 친부모에 의해서 진행된다고 하던데요.
자신의 아이를 때리는 부모의 심리는 도대체 뭔가요?

【 기자 】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아이를 키우는 데 대한 오해가 많다고 합니다.

자식을 소유물로 보고, 훈육할 때 체벌을 어느 정도 용인했던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김형모 / 한국아동복지학회 회장
- "한 번도 올바른 부모 교육이나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잖아요. 아동 양육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동 학대가) 발생하고 있고요. 개별 케이스별로 그분들 한 번 전문 심리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 질문5 】
앞으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될 예정입니까?

【 기자 】
일단 어제(6일) 구속영장이 발부됐고요.

집 안에서 발생한 범죄라 CCTV같은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지 않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열흘 쯤 뒤에 나올 국과수의 정밀 부검 결과입니다.

검사 결과에서 학대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되면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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