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아세안·인도 투자 첫 헤지펀드 나온다
입력 2016-08-07 17:34 
경제 성장 전망이 밝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국내에선 처음으로 이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나왔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5일 아세안과 인도 증시에 투자하면서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헤지펀드 '삼성H클럽 뉴트럴 알파'를 출시했다. 국내 주식을 사고파는 롱숏 전략 위주인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서 해외, 그중에서도 신흥국에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선진국 증시가 불안한 가운데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같은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슈퍼리치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 국가는 경제성장률이 높은 데다 각종 개혁 조치를 통해 갈 곳 잃은 글로벌 자금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는 그동안 각 주·지방마다 달랐던 부가가치세를 하나의 상품과 서비스로 단일화하는 세제 개혁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지난 20여 년간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막았던 족쇄가 풀리면서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2%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외국 자본에 문호를 열기 시작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주식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삼성H클럽 뉴트럴 알파'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꾸준히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내는 아세안과 인도 펀드에 투자한다. 삼성운용 홍콩 현지법인의 앨런 리처드슨 매니저가 운용하는 아세안 펀드는 2010년 설정된 이후 벤치마크인 MSCI 동남아지수 대비 126% 초과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홍콩 법인에서 인도 공인회계사 출신인 아밋 자인 매니저가 운용하는 인디아펀드 또한 2013년 이후 벤치마크인 인도 니프티지수 대비 37% 초과 성과를 내고 있다.
신흥국 투자자들의 가장 큰 걱정은 변동성이다. 선진국 시장보다 자금 유출입이 심한 신흥국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같은 시장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급락하는 조정장을 겪어왔다. 이번 헤지펀드는 시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장내 선물이나 장외 스왑을 이용해 헤징하는 전략을 동시에 추구한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신흥국 주식은 최근 수개월간의 급등에 대해 부담감이 없지 않으나 장기적인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본다"며 "해당 시장 전체의 상승과 하락에 관계없이 목표수익률 연 6~7%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장내외 파생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헤지펀드들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주식 롱숏 전략을 주로 펼치는 '쿼드 Definition 7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는 지난 2월 설정 이래 11.41%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라이노스자산운용이 출시한 헤지펀드는 글로벌 전환사채(CB)에 투자해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CB가 가진 채권 성격을 활용해 가격 하락 위험을 방어하고 주가 상승 시에는 주식으로 전환해 초과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라이노스운용 관계자는 "2000개 종목 이상 글로벌 CB풀에서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이며 재무구조와 상환능력, 대주주·경영진 능력과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종목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일본 도레이 유니참, 미국 일루미나, 중국 SMIC, 독일 지멘스 등 유수 기업들이 발행한 CB를 편입했다.
7월에는 멀티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매크로 투자 전략을 활용하는 '멀티에셋 올웨이즈 글로벌매크로 펀드'를 새로 내놨다. 글로벌 거시경제 흐름을 분석해 전 세계 시장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다. 자산배분, 모멘텀, 기술적 분석 등을 활용한 전략을 구사하고 하향식(Top-Down) 접근법을 통해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김혜순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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