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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진짜타자] 하주석, 배트를 제대로 돌릴 줄 아는 타자
입력 2016-08-07 07:13 
배트를 길게 잡는 한화 하주석은 배트의 회전반경을 최적화하며 정확성과 힘을 만들어 낼 줄 아는 타자다. 사진=김영구 기자
한화 팬들의 뜨거운 여름을 식혀주는 선물 같은 타자. 시원시원하게 배트를 돌리는 하주석(22)의 호쾌한 스윙은 올 시즌 KBO의 반가운 성장 중 하나다.
하주석은 배트를 길게 잡고 치는 유형의 타자다. 배트를 길게 잡으면 충분한 회전력으로 큰 힘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반면, 배트를 짧게 잡으면 빠른 타이밍으로 정확성이 높은 타격에 유리하다. 두 방법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배트를 길게 잡으면 배트의 회전반경이 넓게 형성되면서 그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다. 스윙타이밍을 빨리 잡아야 (준비자세가 빨라야) 하지만, 대신 강한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짧게 잡는 경우에는 짧은 시간에 배트를 돌릴 수 있지만, 힘을 만들어 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타자는 스스로에게 어떤 유형이 유리한지 잘 판단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라 배트의 길이와 무게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최근의 하주석은 빠른 준비동작으로 날카로운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배트를 길게 잡는 그의 특성상 최적화된 스윙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 타이밍이 잘 이루어지면 히팅포인트가 약간 빠르거나 혹은 늦더라도 좋은 타구를 날려보낼 확률이 높아진다. 이 스윙이 제대로 완성되면 배트를 잡고 있는 손과 배트가 몸통에 최대한 가깝게 붙어서 돌아가는 ‘인아웃스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하주석의 타구는 좌우방향으로 고른 비율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좌중간으로 보내자는 목표의식을 갖고 타석에 선다고 하는데 그만큼 배트의 헤드(손잡이의 반대편)를 잘 이용하면서 밀고 당겨 치는 것에 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보태 충분하게 힘이 실리는 그의 타구는 땅볼 타구가 됐을 때도 속도가 빨라서 안타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김하성(넥센)과 함께 리그를 대표할 대형 유격수 자원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주석은 매력적인 젊은 내야수다. 자신의 큰 키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스윙 방법을 선택하면서 그는 힘이 뒷받침되는 장타력을 갖춘 타자로 스스로를 만들어가고 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됐던 ‘재능에 상무를 거치면서 쌓인 경기경험과 자신감으로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그의 어깨에 리그와 한화의 건강한 미래를 기대해 본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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