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리테일도 강한 프라임오피스 원조 서울파이낸스센터(SFC)
입력 2016-08-04 11:38 
서울파이낸스센터 전경 <제공=세빌스코리아>

광화문 일대 오피스의 리테일(상업시설) 공급이 늘며 상권이 뜨고 있다. 특히 대표적 건물인 서울파이낸스센터(SFC)는 15년 전 국내에서 대형 오피스에 리테일을 도입한 ‘원조로 최고 수준 임대료를 유지하면서 공실률 10%이하로 떨어진 적이 거의 없어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린다.
SFC는 연면적 11만9647㎡ 규모에 지하 8층~지상 30층까지 상주인원이 3000명에 달한다. 2호선(시청역)과 5호선(광화문역)이 도보 5분 거리인 입지도 각광을 받는 요소다. SFC는 BOA메릴린치와 UBS, 미즈호은행, 노무라증권, 블랙록 등등 외국계 금융사가 가장 많이 입주했다. 빌딩관리업체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입주면적의 70%가 외국계, 57%가 금융권이다. PB센터만 3곳으로 강북에서 가장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건물을 소유한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철저한 기획과 관리는 오랫동안 최고를 유지하는 비결중의 비결로 꼽힌다. 우선 외국계 금융사가 중시하는 안정적 데이터센터 등 기술적 기반부터 탄탄하게 갖췄다. 세계 최고 권위 친환경 인증제도인 LEED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하며 지속적인 유지·관리를 했다. 심야전기를 비축해 낮에 쓰도록 설비를 교체하고 화장실 등 내부도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헤비급 신축 오피스와도 거뜬히 경쟁한다. 심지어 다른 건물로 옮겼던 맥그로힐은 5년 만에 다시 입주해 화제가 됐다.
화려한 외관의 SFC도 그 시작은 버려진 NPL(부실채권)이었다. 만다리나오리엔탈 같은 특급호텔로 지어졌다가 외환위기때 소유주 유진관광의 부도로 2000년 GIC에 4억 달러에 매각됐다. 넓고 화려한 로비와 복도식 구조에서 호텔 흔적이 보인다. 호텔처럼 도어맨과 주차요원이 상주하는 것도 독특하다.

GIC는 인수후 수영장과 면세점 용도로 설계됐던 지하공간을 A급 리테일 아케이드로 전격 개조했다. 국내서 흔치 않던 오피스 리테일 개념에 빌딩관리 직원들(당시 KAA)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출장가 상주 임차인 동선과 니즈에 맞는 레스토랑과 업종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양미아 세빌스리테일 전무는 SFC몰 컨셉을 ‘임차인이 자부심을 느낄만한 식당가로 잡았다”며 호텔 계열 일식당(키사라)과 중식당(싱카이)이 먼저 들어서고, 호텔리어들도 관리직원으로 적극 영입됐다”고 전했다.
지난 2001년 식당가가 개장하자 고급 호텔을 대신해 비즈니스 정찬이 가능한 곳, 외국 손님을 모시고 가기 좋은 곳으로 부상했다. 고위공무원이나 대기업 임직원들은 시내 호텔처럼 품격을 갖췄지만 봉사료(10%)와 세금(10%)이 붙지 않아 반겼다. 2006년경 입주가 안정화된 후 대대적인 MD개편에 나섰다. 새롭게 뜨는 해외 식당을 유치하고 지하 2층 유동인구(traffic)를 겨냥해 카페존을 형성했다. 이때부터 식사시간 이외에 외부 인구 유입이 시작했다.
2011년 비어있던 지하 3층 중간부를 개조해 카페(오시정)를 만들었다. 계단을 통해 열린 구조 덕분에 지하 2층이 지하 1층보다 유동인구가 더 늘어났다. 접대나 비즈니스미팅을 할 수 있도록 가격대 높은 중식당과 일식당, 스테이크하우스 등 파인다이닝을 태평로 출입구쪽, 스시바와 타코, 도시락 등 캐주얼 다이닝은 무교동 출입구쪽에 배치했다. 2013년부터는 주말과 야간을 활성화하기 위해 데이트족을 겨냥해 통의동과 서래마을, 이태원 등에서 각광받은 매장 유로구르메, 타르틴 등을 유치했다. 프랑스 티하우스(다만쁘레르)와 싱가포르 카페(야쿤카야토스트) 국내 1호점도 들어섰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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