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시 30분 연장` 거래증가 효과 아직은…
입력 2016-08-01 17:41  | 수정 2016-08-01 20:06
국내 증권·파생상품 등의 정규시장 매매거래 시간이 30분씩 연장된 첫날 증시 거래대금은 올해 평균보다 1~5%가량 늘어났다. 코스피지수도 외국인 매수세와 삼성전자 강세에 힘입어 2030선 코앞까지 상승했다. 1일 한국거래소는 2000년 5월 22일 점심시간(12~13시) 휴장이 폐지된 이후 16년 만에 거래 시간을 연장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42포인트(0.67%) 오른 2029.61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거래대금은 소폭 늘어났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각각 4조6546억원과 3조695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7월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이 코스피가 4조5694억원, 코스닥이 3조4755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각각 1.86%, 6.31%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직전 거래일(7월 29일)의 코스피 거래대금(4조9656억원)과 비교해 감소했고, 코스닥(3조6768억원)은 소폭 늘었다. 거래량은 올해 평균 수준을 밑돌았다.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의 올해 평균 일거래량은 각각 3억9193만주, 7억1697만주였지만 이날은 3억4130만주(코스피)와 6억8552만주(코스닥)가 거래되는 데 그쳤다. 제도 시행 전 거래소는 시간 연장으로 증시에서 3~8%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이를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2600억~6800억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에 못 미친 것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지만 다소나마 거래대금 증가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거래 시간 연장은 거래대금을 늘리는 효과로 이어졌다. 가장 최근 거래 시간을 연장한 2000년 5월 22일을 기준으로 전후 한 달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1058억원에서 3조3407억원으로 늘었다. 거래대금이 58.64%나 급증했다. 코스닥의 경우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2.7% 상승했다. 그에 앞서 1998년 12월 오전 장을 1시간 늘렸을 때도 증시 거래대금이 일평균 4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늘었다.
유진투자증권은 30분 연장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은 향후 1개월 정도 단기적으로 6.4%, 향후 1년간 5.3%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코스피의 경우 4.1% 늘어나는 데 비해 코스닥은 7.4% 증가해 더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도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의 증가세가 더 뚜렷했다. 시간 연장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증가가 예상되고 이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25% 넘는 코스닥이 효과를 볼 것이라는 그동안의 시장 예측에도 부합하는 모양새다.
거래 시간 연장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주들도 이날 상승했다. 거래소 증권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0.64% 상승했다. NH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은 전일 대비 각각 2.40%, 1.86% 상승했다.
장 초반과 후반에 거래대금이 몰리던 흐름도 이어졌다. 거래소에 따르면 30분 연장 전 시간대별 거래대금 비중은 장 초반 30분 15.4%, 장 종료 60분 전 9.3%, 장 종료 30분 전 13.6%로 조사됐다. 이날 거래대금 비중도 오전 9시~9시 30분 15.1%, 오후 2시 30분~3시 8.7%, 오후 3시~3시 30분 11.0% 등을 기록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시장과의 중첩 강화로 종료 시점에 유동성 증가는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타 시간대 유동성 분산 및 거래 밀도 하락 가능성은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16년 전 직접 증권사 지점을 찾거나 전화 주문을 주로 하던 시절에는 시간 연장이 효과가 있었지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보편화된 현재는 시간적 요소만으로 투자를 이끌어내기는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제도 변경과 무관하게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10조616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009년 3월부터 2010년 1월까지 11개월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최장 시즌이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전망 강화에 따른 달러 약세와 신흥국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단기적으로 원화의 추가 강세를 이끌 것"이라며 "이에 따라 환차익을 노린 자금 유입과 더불어 자산 배분 차원의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져 코스피의 추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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