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초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의 역풍 ‘크렉시트’ 공포
입력 2016-07-21 15:04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이어 ‘크렉시트(Crexit)가 지구촌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암울한 경고가 나왔다. 크렉시트는 신용시장(credit market)에서 투자자들이 일시에 이탈(exit)하는 현상을 뜻한다.
20일(미국시간) 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15년 현재 51조4000억달러에서 2020년 75조3000억달러(8경6000조원)로 46%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과 끝모를 돈풀기(양적완화) 정책으로 세계적인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넘쳐나는 유동성속에 투자자들이 채권을 주워담고 있다. 하지만 금리상승을 신호탄으로 채권시장에서 대거 자금이 이탈하는 상황이 연출되면 금융 대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S&P가 1만4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5곳 중 2곳 이상이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되거나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 기업 부채 원리금 상환부담이 확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올들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기업은 100곳에 달한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최악의 크렉시트 시나리오는 투자자들의 대거 이탈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해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회사채 가격 급락과 신용시장 붕괴로 이어지는 경우다. S&P는 중앙은행들의 무차별 신용 공급이 금융위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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