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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듬뿍’ 정대훈, “지난 시즌 경험으로 노하우 생겨”
입력 2016-07-21 13:06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한 축이 되고 있는 사이드암 투수 정대훈.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강윤지 기자] 7월 무서운 상승세로 탈꼴찌를 넘어 어느덧 중위권 진입을 바라보고 있는 한화 이글스. 요즘 한화 이글스의 투타 밸런스는 수준급이다.
특히 고민이었던 마운드에서 대안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시름 하나를 덜었다. 7월 11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4.10으로 1위다. 구원 평균자책점은 더 뛰어나다. 이 기간 구원투수들은 2.9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2위 삼성(4.14)과의 격차도 꽤 크다.
가장 큰 소득으로는 사이드암 투수 정대훈이 꼽힌다. 정대훈은 7월 중 단 한 차례도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이 기록은 기간을 좀 더 늘려 살펴볼 필요가 있다. 2군에 다녀온 뒤 6월 19일부터 11경기 평균자책점이 0.61(14⅔이닝 1자책)에 불과하다. 계속된 호투로 이제는 점점 중요한 순간에도 중용된다.
정대훈은 2군에 있는 동안 생각에 많은 변화를 주려 노력했다. 서산에 가면서 생각을 좀 다르게 하려고 했다. 투구 메커니즘 같은 걸 바꾼 건 없다. 지금 기술적으로 바꾼다고 해서 갑자기 바뀌고 그런 건 아니니까. 단지 (마운드) 올라갈 때 집중하고 그런 것에 더욱 신경을 썼다.” 생각을 바꾸니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추격조라는 역할에 한정돼 있을 것만 같았던 정대훈은 요즘 승부처에도 많이 투입된다. 김성근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위에서도, 그리고 스스로도 ‘변화를 감지한다. 정대훈은 형, 동료들도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해준다”면서 역할이 커진 데 대해서는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하고 있고 어느 상황이건 크게 신경 안 쓰려고 하고 있다”며 또 한 번 마인드 컨트롤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정대훈에게는 팀의 ‘유일한 사이드암이라는 수식어가 종종 붙어있었다. 그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이 있을 거라는 얘기였다. 사이드암 투수들에 약한 선수들, 특히 외국인 타자를 상대하는 게 그의 주된 임무였다. 지금은 ‘사이드암이라는 특수성을 넘어서 점차 ‘필승조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대훈은 상황에 따라 나가는 게 달라지는 것 같다”며 그런데 아직도 거의 지고 있을 때 많이 나간다. 이기고 있을 때 그렇게 많이 안 나간다”고 웃었다.
정대훈의 발견, 이 여름 한화 이글스에는 큰 소득이다. 사진=MK스포츠 DB
김성근 감독의 야구에는 분명한 보직이 없다. 당사자인 선수들조차도 종잡을 수 없을 때가 적지 않다. 정대훈도 처음에는 이 부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한 시즌을 치르면서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고. 작년에 경험한 게 컨디션 조절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작년에는 완전히 감을 못 잡았는데 올해는 조금 나아졌다. 불펜에서 체력 안배하는 것도 그렇고 이런 부분에서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한화 구원투수들은 요즘 전체가 필승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정대훈의 상승세와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정대훈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워낙 다들 실력도 좋고 이름값도 있고 연봉도 높은 선수들이다. 내가 아웃카운트 하나라도 더 잡으면 ‘진짜 필승조들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그렇게 해서 이길 경기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지 않겠나”며 팀 성적에 우선 비중을 뒀다.
좋은 흐름을 타고 후반기를 맞았다. 그의 투구가 이제 팀 성적 향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정대훈은 마지막으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지는 않았다. 욕심 부리지 않고 지금 페이스 잘 유지해서 1군에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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