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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대 NC마저…사건·사고로 얼룩진 프로야구
입력 2016-07-21 06:43 
20일 승부조작혐의가 밝혀진 NC 이태양. NC는 그 동안 큰 사건 사고와 관련없는 구단이었지만, 이태양 사건으로 청정이미지가 훼손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NC다이노스, 너마저?” 승부조작혐의를 받고 있는 이태양(23)의 소식이 알져지자 야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4년 만에 다시 살아난 승부조작의 망령이다. 더구나 프로야구에 뛰어든 이후 선진적인 팀 운영으로 각광을 받았던 NC구단 소속 선수가 연루됐다는 사실이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2년 늦게 뛰어든 막내구단 kt위즈가 최근 소속 선수들의 사고 릴레이로 실망감을 안겨준 것과 달리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자부심이 넘치는 프로야구지만, 과거부터 선수들이 치는 사고에 곤욕을 치른 적이 많다. 음주운전이 가장 많지만 2004년 프로야구 병역비리 사건으로 많은 선수들이 사법처리를 받은 이후에는 터지는 사건·사고의 유형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최근 10여년 간 야구선수나 구단이 사법처리를 받는 경우도 그렇다.

▲ 음주운전은 비일비재…급증하는 SNS 관련 사건
가장 많은 케이스는 음주운전이다. 올해만 해도 개막 직전 kt외야수 오정복이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최근 사례는 지난해 LG 정찬헌. 올 시즌 두산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고원준도 롯데 소속이던 지난 2012년말에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2013년 넥센은 무면허 뺑소니(김민우)와 음주 뺑소니(신현철) 사건에 연타를 맞았다. KIA 손영민, 삼성 정형식은 음주운전 후 임의탈퇴되기도 했다.
음주운전이나 뺑소니로 인해 타인의 생명까지 빼앗은 경우는 참혹하기만 하다. 2011년 한화 우투수 최진호는 새벽에 운전 중 횡단보도를 걷는 보행인을 쳐서 사망에 이르게 해, 징역 7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두산 김명제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다리로 추락해 중상을 입고, 야구를 관뒀다.
특히 SNS가 발달하면서 설화로 문제가 번지는 중이다. 치어리더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kt포수 장성우나 이와 비슷한 일로 진땀을 뺐던 같은 팀 투수 장시환도 있다. 넥센 김세현은 SNS에 퇴폐업소 이용 및 불륜 사실을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 도박에서 승부조작으로 진화
FA제도가 생기면서 선수들은 거액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늘었지만, 무분별한 사생활 문제는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선수들이 도박을 한 사건이 불거져 나오면서, 모럴해저드 만연해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중반 바다이야기 사건에 몇몇 선수가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지난 2008년 말 인터넷 불법 도박 혐의로 당시 삼성 소속이던 채태인이 벌금형 1000만원에 약식처분을 받은 게 시작이었다. 이후 2012년 초 LG 박현준과 김성현이 경기조작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영구실격처분을 받고 야구판을 떠나야 했다. KBO를 비롯,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자정 노력을 해왔지만, 지난해 말 해외원정도박혐의로 삼성 임창용과 삼성에서 뛰다가 일본에 진출했던 오승환이 10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또 삼성 윤성환과 안지만은 같은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여기에 안지만은 도박사이트개설 혐의까지 추가로 받고 있고, 같은 날 NC 이태양과 넥센 문우람(현 상무)의 승부조작혐의가 터졌다.
선수들이 직접 조작에 나선 것은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만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증거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를 봤을 때도 보통 도박에 빠진 뒤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패턴으로 진화해 왔다. 프로야구도 이런 과정이라는 지적이지만, 또 다시 이런 문제가 불거져나오면서 그 동안 진행됐던 자정 노력들은 물거품이 됐다는 자조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2012년 초 프로야구를 뜨겁게 만들었던 박현준. 경기조작혐의로 KBO에서 영구퇴출됐다. 사진=MK스포츠 DB

▲ 횡령·배임 등…KBO서도 나타나는 기업범죄
프로야구의 시장이 커지면서 조직적·기업적 범죄도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프로야구의 양적 진화는 프로야구단 조직이 거대화되는 계기가 됐다. 그러면서 배임과 횡령 등 기업범죄 혐의도 프로야구판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SK는 지난 2014년초 전직 구단고위관계자가 횡령혐의로 입건되고,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구단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또 문학경기장의 위탁 운영자 선정 과정에서 구단과 공무원의 유착 의혹에 관해서도 조사를 받았다. 넥센은 현재 이장석 대표이사 출국금지 된 상황이다. 이는 재미동포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과의 지분 양도 분쟁이 시초다. 홍 회장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데 이어 횡령혐의까지 더해져 최근 검찰이 넥센 구단사무실이 압수수색했다.
횡령이나 배임 등 기업범죄는 아니지만, 롯데는 2014년 CCTV사찰사건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대표이사가 선수들의 원정숙소 CCTV영상을 입수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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