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또 IS 소행? "모든 것이 피로 물들었다" 독일 열차 테러
입력 2016-07-19 20:04 
독일 열차 테러/AP=연합뉴스
또 IS 소행? "모든 것이 피로 물들었다" 독일 열차 테러



"내 생전 그렇게 많은 피를 본 적이 없다. 오늘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을 거다." "마치 도살장을 보는 것 같았다."…

18일 밤(현지시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통근열차에서 벌어진 도끼만행 사건 목격자들은 몸서리쳤습니다.

평소 선정적 사진을 싣는 데 주저하지 않는 대중지 빌트는 인터넷판에 아예 피로 물든 열차 내부 사진을 그대로 게재했습니다.

횡으로 배치된 좌석 앞바닥은 피범벅이었습니다. 신문은 "모든 것이 피로 물들었다"고 썼습니다.

좌석 위에 널브러져 있는 지갑과 손수건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웅변했습니다.


17세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 범인이 휘둘러댄 도끼와 칼에 부상한 신원도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여행 온 62세 아버지, 58세 어머니, 26세 딸 등 일가족 3명과 이 딸의 30세 남자 친구가 크게 다쳤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부상자 총 숫자가 이들 4명 또는 다른 1명을 포함한 5명으로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관할 바이에른주 요아힘 헤르만 내무장관은 19일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그중 2명이 아주 심각한 상태이며, 부상자 명단에 중국계가 포함돼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독일로 유입되는 난민 출신국 중 시리아 다음으로 많은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10대가 범인이고, 공교롭게도 공격 타깃은 주로 아시아계였던 것입니다.

범인은 수개월 전 가족 없이 홀로 독일로 들어와 옥센푸르트 지역 근방에 있는 수양 가족 집에서 함께 지내왔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빌트는 가톨릭계 콜핑 사회프로그램으로 보살핌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범인의 집에서는 손으로 그려 만든 '이슬람국가'(IS)기(旗)가 발견됐다. 그가 범행 때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는 증언도 이미 나왔습니다.

경찰은 꼭 IS는 아니더라도 범행 동기가 극단 이슬람에 닿아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헤르만 바이에른주 장관도 목격자 진술에 주목하면서 "열차에 혼자 올라탔고 이 모든 짓을 혼자 했다"고 말해 '외로운 늑대' 형 테러 가능성을 짐작케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번 공격은 "IS 전사가 한 것"이라고 IS와 연계된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이 보도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수사 결과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프랑스, 벨기에 등지에 이어 다음 타깃으로 종종 거론돼온 독일에서도 본격적인 IS 테러가 현실화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5월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30여㎞ 거리의 에버스베르크에 있는 그라핑 역에서도 27세 남성이 불특정 다수에게 칼부림을 벌여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범인 역시 범행 과정에서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외쳤으나, 이후 검경 당국은 그가 약물 복용과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혀 사건 파장은 이내 수그러든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도 발생처가 독일을 포함한 서유럽행 난민의 진입로인 바이에른주였다는 데 독일사회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 집권 다수 정파를 이루는 바이에른주 지역당인 기독사회당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기독민주당의 자매 정당이면서도 메르켈 총리의 난민개방정책을 가장 앞장서 견제해 왔습니다.

이는 작년 여름 이후 난민이 쏟아져 들어와 이에 대한 반감이 커진 현지 민심을 반영한 결과였습니다.

바이에른주총리이기도 한 호르스트 제호퍼 기사당 당수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난민 유입 상한제 주장을 철회하는 등 메르켈 총리와 이견 충돌을 자제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앞서 지난 세밑 쾰른 대성당과 중앙역 새해맞이 폭죽 행사 때 북아프리카 계열 난민이 다수 가해자로 등장했던 집단 성폭력 사건은 독일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으며 반난민 정서를 키웠습니다.

dpa 통신은 이번 아프간 난민은 지난해 보호자 없이 독일 등 유럽으로 유입된 9만6천 명의 미성년자 가운데 1명이라고 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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