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남·서초 초대형 단지 재건축 `별들의 전쟁`
입력 2016-07-19 17:30  | 수정 2016-07-20 16:59
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통하는 은마아파트 전경. [매경DB]
개포 저층 단지·대치 은마·청담 삼성진흥, 서초에서는 신반포4차·반포우성·반포주공1단지 등 투자자들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단지들 재건축에 가속이 붙고 있다.
무엇보다 '대장주'로 꼽히는 강남·서초 일대 두 대형 단지가 '한강변 층수 제한'을 둘러싸고 엇갈린 전략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강남권 재건축조합 추진위원회·조합 관계자 등 2만여 명이 몰려 '35층 이하 층수 제한을 풀어달라'며 서울 시청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강남 '대장주' 대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50층 초고층 아파트를 우선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열린 이른바 '국제제한초청설계경기(현상설계)'는 총사업비만 1조1000억원 선에 재건축 사업으로는 역대 최고 설계가액인 150억원이 걸린 데다 국내 설계 사무소가 반드시 해외 사무소와 손잡고 응모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바람에 설계 선정을 위한 '별들의 전쟁'이 예고됐다.

은마 추진위 관계자는 "미국 디스테파노 앤드 파트너스(De stefano&Partners)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건원과 네덜란드 유엔스튜디오(UN Studio)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희림, 그리고 영국의 PLP와 손잡은 토문 등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디스테파노 앤드 파트너스는 초고층 건축물 설계를 전문로 하는 회사로 상암DMC 랜드마크 타워와 해운대 두산 위브더제니스 설계를 계기로 국내에 본격 알려졌고, 유엔스튜디오는 세계적 건축물로 꼽히는 벤츠 박물관과 뫼비우스 하우스 등으로 유명한 설계 회사다. PLP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의 사옥 '더 에지(The Edge)'를 지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반면 서초 '대장주'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 등은 '한강변 아파트 층수 제한'을 염두에 두고 지난달 서초구청에 최고 35층 단지 설립 등을 내용으로 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냈다. 변경안에 의하면 '최고 35층·용적률 최대300%·공공기여율 15%'라는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반포지구 재건축 사업장은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는 총 5748가구(임대 230가구·일반분양 3308가구)로,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신반포3차·반포경남·신반포23차는 총 2996가구(임대 132가구·일반분양 431가구) 규모로 짓는다.
업계 관계자는 "층수를 높이면 수익이 더 날 것이라는 조합원들 반발이 많지만 사업 불확실성과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서두르는 게 낫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규모는 작지만 입지 측면에서 뒤지지 않는 '강소단지'들도 바삐 움직이는 중이다. 청담동의 삼성진흥(1984년 입주·총 375가구) 재건축 준비위원회가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준비위는 19일 설명회를 연 후 오는 26일 구역 지정·계획 수립을 위한 업체 입찰 접수를 한다. 재건축은 일반적으로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 순으로 진행된다. 정비구역 지정은 사업의 첫걸음이다.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 인근에 들어선 '신반포 4차'는 오는 30일 조합설립총회를 연다. 2003년 추진위원회 조직 후 10여 년 만에 가시적인 움직임이다. 잠원동 '반포우성'은 지난 16일 임시총회에서 조합원 물량 중 판상형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여전히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단지들도 있다. 올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강남 개포지구 일대에서는 '초고분양가' 논란을 지펴 국토교통부가 중도금대출보증 규제 칼까지 빼들게 한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분양 일정이 7월 하순 이후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개포주공4단지도 조합원 추가 분담금을 비롯한 문제로 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가 갈등하는 가운데 비대위가 강남구청과 시공사 GS건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 중이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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