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몽골 정상회담] FTA 추진…5조원 프로젝트 수주발판 확보
입력 2016-07-17 16:43 
박근혜 대통령과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17일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정부청사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몽골을 공식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로써 세계 10대 자원부국인 몽골 시장에 우리 기업들의 진출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44억9000만달러(한화 약 5조961억원)에 달하는 14개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두 나라간 역대 최대 경제협력 규모다.
박 대통령과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이날 몽골 정부청사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한·몽골 경제동반자협정(EPA) 추진을 위한 공동연구를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경제 분야 16건을 포함한 총 20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토대로 한반도 역내 안정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EPA를 위한 공동연구를 개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EPA란 상품·서비스 교역 자유화를 추진하는 FTA의 일종으로 이날 합의는 양국간 FTA 추진으로 표현해도 무방하다”며 세계 10대 자원부국(구리 매장량 세계 2위, 석탄 4위 등)인 몽골 시장에 한국 기업이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몽골 방문은 아주 많은 선물을 가져온 그런 방문이다. 몽골 대중교통 운영지원 사업에 한국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계약(한국이 2500만달러 상당 버스 제공)을 체결하게 되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의료 등 신산업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이고 한반도 비핵화와 이 지역 평화안정을 구축하는데 있어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간 EPA가 최종 성사되면 한국 자동차와 식품, 석유제품, 전자제품 등의 현지 수출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구리·석탄·희토류 등 몽골의 천연자원이 한국에 들어올 때도 가격이 대폭 낮아져 우리 기업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통상 선진국과 저개발 국가가 FTA를 추진할 때 EPA 방식을 채택한다. EPA는 상품 교역 자유화 중심의 FTA에다 ‘산업·투자 확대 개념을 포함한 협정이다. 선진국 자금과 기술이 저개발국 시장에 투입되는 것을 적극 유도한다는 목적이 가미된 것이다.
양국간 EPA가 체결되면 몽골 입장에선 일본(지난달 발효)에 이어 두번째가 된다. 당초 몽골은 일본과 맺었던 EPA가 자국에 불리하다는 판단하에 한국과의 EPA에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EPA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양국은 조만간 EPA 공동연구를 위한 연구진 구성 등을 마무리한 뒤 이르면 올해말부터 본격적인 공동 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다. 연구가 끝나면 본격적인 EPA 협상이 시작된다. 강 수석은 몽골과 일본간 EPA가 연구 기간 1년을 합쳐 총 4년만에 체결(정식서명 기준)됐던 만큼, 한·몽골 EPA는 이보다 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두 정상은 FTA 추진과 함께 20건에 달하는 MOU 체결을 통해 44조9000억달러 규모 14개 몽골 현지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15억5000만달러 규모 몽골 제5열병합 발전소 건설에 포스코의 참여가 확실시 되고 있으며, 울란바토르와 몽골 신공항을 잇는 철도(5억달러) 건설 등에도 한국 기업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우리나라 황사피해 발원지인 몽골 고비사막 지역에 조성된 3000ha 규모 조림관리 사업을 공동 진행키로 합의한 것도 눈길을 끈다.
한편 박 대통령이 몽골을 처음으로 공식 방문하면서 박 대통령의 자서전도 현지에서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몽골 유력신문인 ‘우드링 서닝(Udriin Sonin)은 지난 16일 박 대통령의 첫 몽골 방문을 앞두고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는 제목의 박 대통령 자서전이 ‘몽골인 한국유학생협회(MAGIKO) 명의로 재발간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몽골인들로 구성된 MAGIKO는 지난 2013년 3월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 당선을 기념하기 위해 박 대통령 자서전을 처음 발간했다. 당시 발간한 2000부는 모두 완판된 바 있다.
[울란바토르(몽골) =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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