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항생제·항암제 혼합해 슈퍼박테리아 잡는다
입력 2016-07-17 14:50 

국내 연구팀이 기존의 독성·내성 등으로 사용이 제한된 항생제에 항암제를 혼합해 병원 내 감염 주범인 슈퍼박테리아를 퇴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슈퍼박테리아 중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다.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인 이 박테리아를 치료하는데는 1960년대 개발된 폴리믹신이 사용된다.
문제는 폴리믹신을 투여할 경우 신경과 신장에 독성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병원에서는 ‘최후의 항생제인 폴리믹신을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책임연구원(생명연 슈퍼박테리아연구센터장) 연구팀은 폴리믹신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

연구팀은 생명연에 보유 중인 토양 방선균 은행으로부터 분양받은 물질을 분석해 항암제의 일종인 네트롭신을 선별했다. 방선균에서 얻을 수 있는 네트롭신은 항암·항생제로 널리 알려져있다.
연구팀은 네트롭신을 기존의 8분의 1 정도로 낮은 농도의 폴리믹신과 혼합처리했다. 새로운 물질을 투여한 결과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를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었다. 환자 투여시 나타나는 독성을 크게 줄이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해 슈퍼박테리아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것이다.
연구팀은 인체 병원균 실험에서 동물모델로 널리 쓰이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 실험을 통해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네트롭신의 경우 항암제로 등록돼있어 의사 처방만 있으면 바로 폴리믹신에 첨가제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 다른 용도로 등록된 약제를 기존 항생제와 혼합처리해 추가적인 임상실험없이도 항생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지난달 16일 게재됐다.
류 책임연구원은 기존 약제와 혼합처리를 통해 최후의 항생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병원 내 감염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를 퇴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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