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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더 편해졌다" 최지만이 말하는 변화 비결
입력 2016-07-17 08:56 
최지만이 17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연습을 갖기 전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처음에는 부러진 줄 알았다."
17일(한국시간) 에인절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최지만(25)은 전날 경기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하루 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 도중 1루 귀루를 시도하다 상대 1루수 호세 아브레유에게 왼손을 밟혔다.
아브레유의 육중한 몸무게(255파운드, 약 115.67킬로그램)가 그대로 손에 전해졌다. 처음에는 감각이 없어서 장갑을 빼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다행히 움직이는데 큰 지장은 없었고, 나머지 경기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스파이크에 찍혔지만, 장갑을 끼고 있어 상처도 입지 않았다. 17일 경기에도 선발 출전 예고됐다.
충돌 과정에서 아브레유의 다리에 먼저 머리를 부딪혓던 그는 "손이 너무 아파서 머리가 부딪힌 것도 잊을 정도였다"며 다시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칫 모처럼 잡은 기회를 부상으로 날릴 뻔했다. 지난 10일 부상당한 C.J. 크론을 대신해 메이저리그에 다시 복귀한 최지만은 복귀 후 3경기에서 8타수 2안타 볼넷 2개를 기록했다. 앞서 14경기에서 18타수 1안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앞선 기간 만들지 못했던 최초의 역사도 조금씩 채워가는 중이다. 11일 볼티모어전에서는 첫 장타를 기록했고, 16일 화이트삭스전에서는 첫 득점을 올렸다.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만들었을까. 최지만은 '편안함'을 원인으로 꼽았다. "처음에는 우왕좌왕했지만, 지금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더 편하게 하고 있다."
보다 꾸준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점도 그를 더 편안하게 하고 있다. 최지만은 현재 제프리 마르테와 함께 플래툰으로 1루를 나눠 맡고 있다. 크론의 백업으로 1루를 맡았던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출전 기회가 더 많이 늘어났다.
그는 "이전에는 경기를 못뛰는 경우가 많아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해왔던 루틴을 이어갈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룰5드래프트로 에인절스에 합류한 최지만은 지난 5월 12일 시즌 내내 25인 명단에 선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룰5드래프트 규정 때문에 마이너 옵션이 아닌 지명할당 과정을 통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웨이버 과정을 거쳐 5월 20일부터 트리플A 솔트 레이크에서 뛰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 기회를 잡은 최지만은 보다 편안함과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크론의 부상, 그리고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팀 상황 등 주변 요인들이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그의 노력이 없었다면 메이저리그 재입성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는 솔트 레이크에서 치른 45경기에서 타율 0.327 2루타 14개 4홈런 27타점의 좋은 성적을 내면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 젊은 선수들은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뒤 정신적 충격을 못 이기고 부진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그는 달랐다.
"웨이버 기간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말을 이은 그는 "(메이저리그 승격이) 더 간절했다거나 그런 생각은 없었다. 처음에는 좌절도 했지만, 다시 털고 일어났다"며 정신적인 충격을 이겨낸 것이 반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확실히 더 편해진 거 같다"며 달라진 최지만의 모습에 대해 말했다. "이곳에 대한 이해도가 더 좋아진 모습이다. 트리플A에서 성적도 좋았다. 이전보다 더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라며 신인 선수의 모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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