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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막고 오심 줄이고…‘클린베이스볼’ 환영 일색
입력 2016-07-17 06:01 
프로야구는 올해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칙이 신설됐다. 선수 보호는 물론 득점 확률 증가로 이어졌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해 ‘스피드업을 외쳤던 프로야구 KBO리그는 올해 들어 ‘클린베이스볼을 강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리그 확립을 위한다면서 야구규칙에 칼을 댔다.
지난 1월 5일 규칙위원회를 열어 심의해 한 가지 규칙을 신설했고, 한 가지 규칙을 변경했다. 부상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정을 새로 도입(공식 야구규칙 7.13)하는 한편, 오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판 합의판정 기회를 확대(KBO리그 규정 제28조)했다.
득점 여부가 가려지는 홈플레이트 수비는 부상 발생 우려가 큰 지역이다. 주자와 포수의 충돌로 쓰러진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선수 보호를 위해 KBO리그에도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정이 신설됐다.
포수는 공이 없는 가운데 주자의 주로를 막아선 안 됐다. 공을 받는 포수의 위치는 이전과 바뀌었다. 홈플레이트의 앞과 옆에서 ‘태그로 주자를 아웃시켜야 했다.
새로운 규칙 도입 아래 팀당 77~85경기를 치렀다. 기본적으로 목적은 달성했다. 누군가 심하게 다치지 않았다. 그 점에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하나같이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정으로 선수를 보호했다는 게 가장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득점도 많아졌다. 예전에는 실점하지 않을 상황이 득점이 되기도 한다. 보다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으로 이어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훨씬 좋아졌다. 부상 방지는 충분히 되고 있는 데다 포수가 홈플레이트를 비워야 하니 득점 확률이 높아졌다. 득점이 많을수록 야구경기는 재미가 있으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어려워하는 이도 있다. 지금껏 배웠고 했던 야구와 달라졌으니까. 가장 익숙하지 않은 건 포수다. 머리로 이해해도 몸이 안 따라주기도 한다. 지난 4월 28일 대구 LG-삼성전에는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정에 따라 판정이 번복되기도 했다. 아웃 타이밍과 별개였다.

위치선정과 빠른 태그플레이가 중요해졌다. 또한, 야수들의 송구도 보다 정확해야 한다. 포수 박동원(넥센)은 많이 비워주고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좀 어렵다. (홈플레이트와)너무 떨어져 있다가 아웃시킬 수 있는 걸 실점하기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10개 팀 모두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정 도입에 따라 포수 훈련 프로그램이 추가됐다. 시즌 중에도 매일 실시하고 있다. 그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다들 준비를 열심히 잘 해 생각보다 빨리 정착됐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몸에 배인 습관이 있는데, 이를 고쳤다. 노력한 선수들을 칭찬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합의판정 시도가 늘어난 건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달라진 풍경 중 하나다. 지난해까지는 팀당 1번씩 주어졌다. 판정이 번복될 경우에 한해 1번 더 부여됐다. 그러나 올해에는 판정 번복 여부에 관계없이 2번의 기회를 갖게 됐다. 합의판정 대상 플레이도 타자의 파울/헛스윙, 홈플레이트 충돌 등이 추가됐다.
지난해만 해도 합의판정 시도가 1번뿐이라 각 팀마다 사용하는데 상당히 신중했다. 너무 일찍 썼다가 자칫 결정적인 순간 쓸 수 없기도 했다. 1번에서 2번으로 늘어나면서 경기를 운영하는 게 한결 나아졌다.
김경문 NC 감독은 아무래도 (합의판정 시도에 대한)부담이 덜해졌다. 그리고 경기를 운영하는데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합의판정 확대를 반기는 현장의 목소리가 대다수였다. 합의판정 시도가 잦을 경우, 경기 진행 속도가 늦어지거나 심판의 권위가 떨어질 수 있다. 그 점에서 2번의 기회가 가장 적당하다고.
프로야구는 올해 합의판정이 확대됐다. 판정 번복에 관계없이 팀당 2번씩의 기회가 주어졌다. 사진=MK스포츠 DB
현장은 전반적으로 클린베이스볼을 위한 규정 신설 및 변경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개진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합의판정 기회를 심판에게도 주자는 것.
한 지도자는 팀이 2번을 다 쓴 이후 결정적인 순간 애매한 판정이 나올 수 있다. 만약 오심일 경우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오심을 한 심판도 피해가 갈 수 있다. 그럴 때 심판이 합의판정 기회를 사용한다면 긍정적이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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