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천장 높이고 주차장 넓히고 `한끗 차` 승부
입력 2016-07-07 17:31  | 수정 2016-07-07 19:25
예년과 달리 여름에도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한 끗 차이'로 승부를 거는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지역 내 분양이 몰리면 사소한 차이가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실수요자들이 개방감 있고 쾌적한 공간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규 분양단지들은 알파룸이나 4베이 구조 등 혁신 평면 경쟁에 이어 작은 차이로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설계가 확산되고 있다. 이달 분양하는 '다산신도시 한양수자인2차'는 모든 층의 천장고가 2.4m로 기존보다 10㎝ 높다. 특히 1층은 10㎝를 추가해 무려 2.5m에 달한다. 평당 분양가가 인근 단지와 크게 차이 나지 않으면서도 주변과 차별된 넓은 평형 위주로 공급하는 만큼 개방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바닥에서 반자(천장)까지 높이를 최소 2.2m로 규정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보통 2.3m를 적용한다. 천장고가 높아지면 건물 높이도 함께 올라가 경제성이 떨어지는 점이 고려된 수치다. 천장고를 높인 설계는 개방감과 쾌적함 덕분에 타운하우스와 주상복합 등 분양가가 높은 주택에 적용돼왔다. 지난해 분양된 한 타운하우스는 거실 천장고가 무려 6.2m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
진건지구에 위치한 다산신도시 한양수자인2차는 지상 15층 6개동 총 291가구 규모로 전용 97㎡ 280가구와 112㎡ 11가구로 이뤄진다.
지난해 분양한 한양수자인1차 640가구와 인접했다. 8호선 연장 개통이 예정된 다산역(가칭)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인근 중소형 단지와 달리 중대형 평형을 택한 만큼 높은 천장고 등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한 것이다.

주차장도 넓히는 단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용인시 신갈동 상미마을에 분양하는 '신흥덕 롯데캐슬레이시티'는 주차장 3분의 1 이상을 확장형 주차 공간(2.5×5.1m)으로 마련한다. 세로폭 10㎝, 가로폭 20㎝씩 늘어나 주차나 승하차가 편리하다. 지상 34층 11개동 총 1597가구며 전용 59~84㎡로 모두 중소형 면적이다. 기흥역에서 강남까지 30분대에 도달할 수 있고 광역버스로 광화문과 강남 도달도 용이하다.
현대건설이 야심 차게 분양하는 고급 단지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모든 천장고가 2.5m로 높은 데다 층간 소음을 완화하기 위해 현재 층간 소음 규정인 210㎜보다 30㎜ 더 두꺼운 240㎜ 슬래브(위층 바닥 두께)를 적용한다. 개포 재건축 최고 분양가를 노리는 이 단지는 지상 33층에 23개동 규모로 전용 49~148㎡ 총 1320가구로 구성된다.
심곡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부천심곡'은 층간 소음을 줄이려고 거실과 주방에는 침실보다 30㎜ 더 두꺼운 60㎜의 바닥 차음재를 적용했다. 생활 소음이 많이 발생하는 공간의 바닥 슬래브에 집중 적용한 것이다. 이 단지는 지상 19층 6개동에 전용면적 59~84㎡ 총 354가구 규모다. 지하철 1호선 부천역 이용이 편리하다. 한 분양소장은 "일정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분양이 진행될 경우 사소한 차이가 청약 성공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개방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 경제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차별화 요소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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