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올 여름 천만 영화 나올까?
입력 2016-07-07 10:07  | 수정 2016-07-07 10:31
‘덕혜옹주’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거의 4년 만이다. 상반기 단 한 편의 1000만 영화도 없던 경우 말이다. 설 연휴 대규모 관객몰이에 나선 ‘검사외전의 누적 관객수는 970만 명. 딱 30만 명 모자라 1000만 축포를 쏘아올리진 못했다. 이렇다 할 영화가 없던 올 봄도 마찬가지. 마블 코믹스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가 개봉 3일 만에 200만을 넘겼으나 ‘곡성의 벽에 부딪혀 867만에 그쳤다. 2013년 ‘7번 방의 선물, 2014년 ‘겨울왕국, 2015년 ‘국제시장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으로 이어지는 상반기 1000만 영화의 맥이 4년 만에 끊긴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영화시장 최대 성수기인 7~8월. 이번마저 좌절된다면, 한국 영화시장은 새 국면에 접어든다고 봐야 한다. 물론 아직 총탄은 넉넉하다. 4대 메이저 배급사들이 약속이나 한듯 100억원대 블록버스터를 속속 준비해놨기 때문이다. CJ엔터테인먼트의 ‘인천상륙작전,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덕혜옹주, 쇼박스의 ‘터널, NEW의 ‘부산행이 올 여름 영화에 굶주린 남녀노소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실화 기반 역사극, ‘덕혜옹주 ‘인천상륙작전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기구한 삶이냐, 맥아더 장군의 기지로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이냐. 올 여름 1000만 영화 달성에 도전장을 내민 ‘덕혜옹주(8월 4일 개봉)와 ‘인천상륙작전(7월 27일 개봉)은 말 그대로 실화 기반 역사극이다.
‘덕혜옹주는 허진호 감독(53)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일단 눈길을 끈다. 1997년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해 ‘봄날은 간다(2001) ‘호우시절(2009) 등을 연출한 멜로 영화 대가다. 하지만 덕혜옹주(손예진)과 그의 어린 시절 친구 장한(박해일) 간 로맨스를 기대해선 곤란하다. 임성규 롯데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실존인물의 불운한 일대기를 거대 스케일로 드라마틱하게 그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대형 재난물과 달리 차분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해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는 무조건 인천으로 갈 것이다. 인천으로 가는 길은 자네가 열어주게.” ‘테이큰 시리즈로 유명한 리암 니슨이 ‘인천상륙작전의 맥아더 장군으로 캐스팅 됐단 소식은 일찌감치 화제였다. 지난 1월 내한했던 그가 남긴 말들도 여러 언론매체에서 다뤄지며 영화 마케킹에 힘을 보탰다. 맥아더에 대해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니 올해 1월 촬영에 합류하겠다.” 맥아더를 단순히 영웅으로만 그리고 싶지 않다. 인간 맥아더를 그려내고 싶다.” 영화는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특수첩보작전에 투입된 8인의 이야기다. 이정재가 특수작전을 이끈 해군 대위 장학수를 열연한다. 극 중 비중은 장학수가 가장 크지만 작전의 판을 짜는 맥아더의 존재감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재난형 블록버스터, ‘부산행 ‘터널
대형 역사극에 맞설 재난 블록버스터 두 편도 놓쳐선 안 된다. 특히 한국 최초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은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이미 사전 검증을 마쳤다. 2500석이 넘는 뤼미에르 극장에서 쏟아진 10여분 간 기립박수, 역대 칸영화제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던 칸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의 격찬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단순 재미를 넘어 현 사회에 대한 비판까지 곁들여 오락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양지혜 NEW 홍보팀장은 해외 마켓에서 156개국에 완판되며 완성도를 이미 인정받았다. 실력파 연상호 감독의 영화라는 점에서 믿고 봐도 좋다”고 했다. 영화는 대한민국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설정 아래 펀드매니저 석우(공유)가 딸 수안(김수안)과 부산행 KTX에 몸을 실으면서 펼쳐지는 분투기다.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2014)를 즐겁게 본 사람이라면 하정우 주연의 ‘터널(8월 개봉)은 일단 믿고 봐도 좋을 듯하다. 치밀한 내러티브와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장기인 그의 차기작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자동차 영업대리점 과장 정수(하정우)가 퇴근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갇히면서 출발한다. 눈에 보이는 건 거대한 콘크리트 잔해와, 78% 남은 배터리 휴대폰, 생수 두 병, 그리고 딸의 생일 케이크가 전부. 시간이 흘러도 구조작업은 지연되고, 정수의 생존과 구조를 둘러싸고 여론마저 분열된다. 최근하 쇼박스 홍보팀장은 뻔한 감동스토리의 영화가 아니다. 재난 영화의 흔한 공식을 깬 새 프레임으로 장르적 재미를 한층 배가시켰다”고 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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