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식당 환기구 기름때가 불쏘시개
입력 2016-06-18 06:00  | 수정 2016-06-18 10:18
【 앵커멘트 】
숯불에서 튄 불티가 환기구 속 기름찌꺼기에 옮겨 붙으면 부산의 한 고깃집에서 불이 났습니다.
환기구에 쌓인 기름찌꺼기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건데, 이런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순식간에 화염과 검은 연기가 주변을 뒤덮습니다.

부산 해운대의 한 고깃집에서 불이 난 건 어제 새벽 12시 20분쯤.

불은 30여 분만에 꺼졌지만, 식당 내부를 모두 태웠습니다.

불은 숯불에 고기를 굽는 순간 시작됐습니다.


숯불의 불티가 연기를 빨아들이는 환기구에 튀면서, 환기구에 쌓인 기름찌꺼기에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 스탠딩 : 안진우 / 기자
- "이곳에서 시작된 불은 이런 환풍구를 타고 순식간에 식당 전체로 번졌습니다. "

식당 테이블마다 설치된 환기구는 모두 연결돼 있고, 이런 환기설비가 굴뚝 역할을 해 불이 더 빨리 번진 겁니다.

환기구마다 남아있던 기름찌꺼기는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지난달 18일과 28일에도 서울의 고깃집에서 이런 원인으로 불이 나는 등 '환기설비'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환기설비'는 내부 청소가 쉽지 않아 오래된 기름때가 쌓여 불이 붙기 쉽습니다.

▶ 인터뷰 : 음식점 주인
- "(고기를 구우면 환기구에) 기름(때가)이 묻은 게 (숯불의) 불이 붙으면서 올라오죠. 하루에 2~3번씩…. "

이렇게 불이 나면 진화가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광배 / 부산해운대소방서 재난대응과
- "소화기나 스프링클러로는 환기구 속의 불길을 잡을 수 없으며 큰 화재로 확대될 수…."

음식점의 환기설비로 인한 불이 잇따르는 만큼, 이런 시설에 대한 안전 기준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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