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날만을 기다렸을 넥센, 오늘은 괴물 독수리 사냥
입력 2016-05-24 21:16  | 수정 2016-05-24 21:31
한화 이글스의 에스밀 로저스는 24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7⅓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 1자책으로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쳤지만, 한화 타선은 넥센 불펜을 공략하지 못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어쩌면 이날만을 기다렸을지 모른다. 괴물 독수리를 사냥할 그 날만을. 그리고 넥센은 단단히 설욕했다. 시즌 베스트 피칭(7⅓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 1자책)을 펼친 로저스에 3패를, 그리고 한화에 30패의 선물을 안겼다.
30패에 몰린 한화만큼 넥센도 1승이 귀했다. 염경엽 감독은 두산, NC, LG로 이어진 9연전의 중요성을 역설했지만, 넥센은 목표치보다 낮은 3승 6패를 기록했다. 승패 마진은 ‘+4에서 ‘+1로 줄었다. ‘+5를 목표로 세웠는데 ‘제로가 될 위기였다. 가라앉을 흐름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했다. 적어도 5할 승률 이상으로 버터야 했다.
그리고 이번 상대는 9개 구단의 표적이 된 한화다. 남들 다 하는 한화전 위닝시리즈를 못할 경우, 부메랑은 커질 수 있다. 게다가 그 앞에 선 이가 ‘에이스 로저스다. 지난해 9월 25일 대전에서 영봉패의 상처를 입힌 그 로저스. 넥센에겐 되갚아야 할 것마저 있었다.
타순도 조정했다. 박정음을 2번으로 올리고, 고종욱을 6번에 기용했다. 로저스를 흔들기 위함이다. 테이블세터가 다양한 작전으로 출루한 뒤 중심 타선에서 점수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염 감독은 우린 6번타자에 (타점)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라며 강공의 고종욱을 뒀다. 더불어 이택근을 대타 카드로 빼뒀다.
로저스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5.68로 매우 높다. 3번의 등판에서 5실점-4실점(2자책)-5실점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로저스에게 5점을 뽑을 거라 장담하기 어려웠다. 최대한 1점, 또 1점을 얻어야 했다.
그 점에서 넥센은 기회를 잘 살렸다. 242일 만에 상대한 로저스를 상대로 이번엔 ‘무득점 수모를 씻었다. 2회 볼넷과 2루타로 만든 2,3루 찬스서 의욕이 넘친 로저스의 실책을 틈 타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5회에도 볼넷-도루-희생번트-안타로 이어지는 교과서 같은 패턴으로 역전 득점이자 결승 득점을 올렸다.
로저스는 8회에도 마운드 위에 서있었다. 중반을 지날수록 로저스의 공은 치기 어려웠다. 6회와 7회 연속 삼자범퇴. 타구는 좀처럼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8회 연속 출루로 로저스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지만 대타 이택근이 범타로 물러나며 결국 2득점.

넥센이 승리하기 위해선 1실점 이하로 버텨야 했다. 넥센이 최근 1실점 이하로 막은 건 지난 3일 대구 삼성전(5-0 승). 16경기 연속 2실점 이상을 했다. 지난 일주일간 평균 실점은 4.8실점(6경기 29실점).
그러나 넥센은 버텼다. 선발 코엘로가 1회 안타 3방을 맞고 1점을 내줬으나 그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코엘로는 이후 4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최근 흔들렸던 불펜마저 튼튼했다. 6회부터 가동된 불펜은 김상수(2이닝)-이보근(1이닝)-김세현(1이닝)이 이어던지며 한화의 반격 의지를 꺾었다. 한화에겐 약속의 8회도 없었다. 실책과 폭투로 9회 2사 3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김세현이 이성열을 범타로 처리하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