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계좌이동 석달…KEB하나銀에 28만건 몰려 최다
입력 2016-05-24 17:53  | 수정 2016-05-24 19:56
은행권이 계좌이동제 3단계 시행 석 달째를 맞은 가운데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계좌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 가운데는 경남은행이 단연 1위를 기록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부터 시행된 계좌이동제 3단계에서 현재까지 약 460만건의 계좌 변경 신청이 있었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KEB하나은행이 90일 동안 28만여 건의 계좌 변경 순유입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고객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은행의 자동이체 계좌로 자동이체 출금 계좌를 모은다.
은행들은 각종 공과금이나 요금이 빠져나가는 계좌를 유치하게 되면 낮은 비용으로 예금을 유치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해 은행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셈이다.
KEB하나은행은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타행 결제 계좌를 KEB하나은행 계좌로 옮기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마다 주거래 계좌를 내놓고 있는데, 혜택이 비슷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고객 유치 전략이 먹혀든 셈이다. KEB하나은행의 주거래 패키지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은행은 작년 9월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 이후 적극적으로 금리와 수수료 우대 혜택이 많은 주거래 우대 패키지를 출시했다. 행복 노하우 주거래우대통장,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우대적금, 행복 투게더 프리미엄 주거래우대론, 하나멤버스 1Q카드 등이 주요 상품군이다.
국내 5대 은행 가운데 활동 고객 수가 약 700만명으로 가장 낮은 수준인 KEB하나은행이 '사즉생'의 각오로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린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KEB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특히 KEB하나은행과 거래가 많았던 기업의 고객들을 중요한 타깃으로 삼은 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경남은행이 계좌이동제의 승자로 등극했다. 경남은행은 석 달간 계좌이동제로 6만7000건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경남은행은 지방 기업금융 기반을 바탕으로 개인고객을 끌어들였다. 우선 이 은행은 작년부터 창원에 있는 LG전자,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KAI) 등 거래 기업 안에 출장소를 만들어서 주거래 고객으로서의 혜택을 홍보했다.
이와 함께 해당 기업 직원들의 급여이체나 각종 부수 서비스를 넓히면서 순유입을 크게 늘렸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은 기업금융이 강했던 반면 개인고객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방은행들은 순유출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순유출이 많았다. 개인고객 서비스의 축소 등으로 소비자들이 대형 은행으로 결제계좌를 바꿨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점 수가 대형 은행에 비해서 4분의 1 수준인 외국계 은행들은 찾아가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용어 설명>
▷ 계좌이동제 : 인터넷이나 창구를 통해 보험료·휴대전화요금·월세·공공요금 등 다양한 자동이체 내역을 조회하고 돈이 빠져나가는 통장을 옮겨 주거래 은행을 한꺼번에 바꿔주는 서비스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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