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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의 11배 신도시 수출
입력 2016-05-24 17:49  | 수정 2016-05-24 21:58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인근에 분당 11배 규모의 신도시 2개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의 참여가 유력해졌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24일 오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참피카 라나와카 스리랑카 수도권개발부 장관과 '스리랑카 콜롬보 수도권 신도시 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총사업비가 170억달러(20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실제 공사계약 체결로 이어지려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의 금융 지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이날 체결식에 앞서 "해외 도시개발사업에 정부가 앞장서서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지능형교통체계(ITS), 스마트 물관리, 자원 재활용 등 우리 강점인 스마트시티 개념을 도입해 한국 기업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콜롬보로의 인구 집중과 도시 과밀화 해소를 위해 2030년까지 과학기술, 공항배후, 산업, 관광, 물류 등 총 9개 신도시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정욱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장은 "콜롬보를 포함한 수도권 인구는 현재 500만명이지만 2030년 85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스리랑카 정부에서 총 632억달러 규모의 수도권 광역개발 프로젝트를 만들고 전담 부처도 신설했다"고 전했다.
이날 강 장관과 MOU를 맺은 라나와카 장관은 환경부 장관과 전력에너지부 장관, 기술연구부 장관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9개 신도시 건설을 책임지는 수도권개발부 장관에 취임했다.
라나와카 장관이 직접 서울로 날아와 MOU까지 체결한 것은 스리랑카 정부가 신도시 건설에 그만큼 적극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3일 한국에 도착한 라나와카 장관은 판교와 동탄2신도시를 직접 둘러봤고, 25일에는 송도신도시도 방문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스리랑카 정부가 추진하는 9개 신도시 가운데 2곳에 우선 협력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스리랑카 9개 신도시 중 과학기술신도시와 공항배후도시 사업화에 우선 협력하기로 했다"며 "각각 분당신도시의 2.5배와 8배에 이르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시티 개념을 포함한 자족형 신도시 사업모델을 접목해 종합적인 마스터플랜 수립을 지원할 것"이라며 "내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예비타당성조사까지 완료한 다음 후년 사업 추진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가 우선 추진하는 과학기술신도시는 콜롬보 남쪽에 위치하며 면적은 약 50㎢에 이른다. 우리 정부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와 같은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사업비는 5억3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공항배후도시는 스리랑카 정부 요청으로 우선협력 사업에 선정됐다. 면적만 170㎢로 영종하늘도시 같은 공항배후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64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MOU가 실제 본계약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자금조달(파이낸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민자 방식(PPP)으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지만 신도시 공공주택이나 인프라의 경우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우리 기업들이 참여를 꺼릴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마스터플랜을 우리가 수립하면 우리 기업에 유리한 사업 방식을 만들 기회를 갖게 된다"며 "수익성 있는 사업은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건설 공기업이 동반 진출해 한국형 신도시 모델을 수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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