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로봇투자, 고위험상품서 빼고 稅혜택 줘야
입력 2016-05-24 17:43  | 수정 2016-05-24 19:46
24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에서 열린 `로봇 투자시대-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한 투자자들이 로봇 투자에 대한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업그레이드 한국 증시 / 로그인 로봇투자 시대 ◆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 배분에 특화된 중위험·중수익 상품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특성에 맞게 투자자별 위험등급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봅니다."(양신형 쿼터백투자자문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발전하려면 업체와 투자자 모두에 세제 혜택 등 지원이 필요합니다."(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
24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머지않아 도래할 '로봇 투자시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사에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영토를 뺏기지 않으려면 하루빨리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했다.
업계 첫 인공지능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티레이더 2.0'을 개발한 유안타증권의 서명석 대표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스타트업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들의 기술 수준은 아직 미미해 업계뿐 아니라 정부기관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정부가 업계의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투자·개발 비용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거나 업계와 공동기금을 조성해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대중화하려면 관련 금융상품 투자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1호 로보어드바이저 전문업체인 쿼터백투자자문의 양신형 대표는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에 대한 투자등급 분류가 과도하게 엄격해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양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이점은 자산 배분을 통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투자위험 성향이 고위험·초고위험이 아닌 투자자도 가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투자등급 분류 기준에선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지금은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이 해외 투자, 여러 기초자산 투자, 달러 표시 자산을 포함하면 고위험·초고위험으로 분류돼 중장년층 위주인 중위험 투자자들이 가입하기 쉽지 않다.
양 대표는 "금 파생형 상장지수펀드(ETF)는 기초자산인 금 가격 변동성을 헤지하는 상품인데 포트폴리오에 이 상품이 하나라도 포함되면 초고위험으로 분류된다"며 "올해부터 일반펀드 투자등급을 특정 상품 편입 유무가 아니라 수익률 변동성 중심으로 분류하듯 로보어드바이저의 위험분류 기준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선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관리의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터' 구실을 해야 한다"며 "부자가 아닌 소액 투자자들도 온라인 로보어드바이저에 손쉽게 자문받고 투자를 일임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토론회에 참석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내 자산관리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지금까지 자산관리 서비스는 거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인식돼왔지만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 환경을 바꿔 놓았다"며 "시간과 비용에 구애받던 젊은 직장인 등이 새롭게 유입되면서 국내 자산관리시장이 보다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은 국내 금융시장이 예금 중심에서 투자시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촉매제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금융투자업계의 효과적인 글로벌 진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ETF 시장을 많이 키운 나라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ETF의 경우 국내 업체가 만든 상품이 홍콩을 비롯한 해외로 진출한 사례가 적지 않은데, 이 같은 경험이 로보어드바이저 산업 발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자리를 잡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이철순 와이즈에프엔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엔진이 핵심"이라며 "하지만 등록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문사와 동일하게 대주주 적격성과 인원수, 자본 등에 대해 실사를 하고 있다"며 규제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현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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