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전기차…4차 산업혁명 ‘황금알’ 올인하는 日기업들
입력 2016-05-24 15:53 
닛산 전기차 ‘리프’

일본 자동차와 IT기업들이 핵심역량과 관계없는 자회사들을 매각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신성장산업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지분 41%를 보유한 부품자회사 칼소닉칸세이를 매각하기로 하고 다음달께 입찰에 들어간다. 칼소닉의 시가총액은 2400억엔으로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닛산은 1000억엔(1조9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연 매출액 1조533억엔(11조4000억원) 수준인 칼소닉은 열교환기, 머플러, 차량 에어컨 등을 주로 생산하는 차부품업체다. 지난해 닛산이 북미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영업이익이 21%나 급증,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정도로 알짜회사지만 매각대상이 된 것은 전기차, 무인차 등 차세대 차량기술에 대한 투자자금 마련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닛산은 가솔린이나 디젤차가 장기적으로는 전기차나 무인차(자율주행차)에 밀려나는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닛산은 이미 무인차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제휴와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공룡들까지 달려들고 있는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좀더 과감한 선행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도요타는 올해 실리콘밸리에 AI 관련연구소까지 세워 무인차 연구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자회사인 파나소닉은 인력재배치를 통해 자동차부문 인력을 30% 이상 늘리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구글, 애플 등도 전기차와 무인차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린 상태다. 닛산은 최근 연비조작 사건이 불거진 미쓰비시자동차 지분 34%를 사들여 세계 자동차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퉈온 도요타와 폭스바겐에 근접하는 판매대수를 확보한 만큼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 기술개발을 강화, 글로벌 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닛산은 칼소닉 외에도 엔진, 변속기 등을 생산하는 여러 부품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추가적인 부품망 재편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3대 통신사인 소프트뱅크도 스마트폰 게임사를 매각하고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 등 신성장 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가 매각을 검토중인 모바일 게임사는 ‘클래시 오브 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 간판 벤처 ‘수퍼셀이다. 소프트뱅크는 2013년 1515억엔(1조6500억원)을 투자해 수퍼셀 지분 51%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해 지분율을 73%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손정의 회장의 투자결정 이후 수퍼셀 시가총액은 꾸준히 불어나 현재 5000억~6000억엔(5조5000억원~6조5000억원)선까지 기업가치가 커졌다. 소프트뱅크가 수퍼셀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보수적으로 잡아도 4조원 이상의 현금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퍼셀 인수에는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관심을 보이며 물밑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이 최근 핀란드 헬싱키를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수퍼셀 매각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모바일 게임보다 더 유망한 신산업분야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투자로 대성공을 거둔 손 회장은 인도출신의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을 구글에서 영입한 이후,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 차량공유업체 올라, 인터넷부동산중계업체 하우징 등 인도 벤처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 손 회장은 올초 뉴델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중국이 보여준 성장세가 앞으로 10년간 인도에서 재연될 것”이라며 향후 100억달러(12조원)를 인도 신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이달 결산보고 자리에서도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이 살아나면서 신흥국에서 벤처기업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며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때문에 소프트뱅크는 수퍼셀 매각으로 확보한 수조원의 자금을 인도시장내 벤처와 무인차, 빅데이터 부상과 함께 떠오르는 AI 기술 등에 집중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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