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가습기 살균제·화장실 살인…새누리, 민생이슈는 “우리가 먼저”
입력 2016-05-24 15:36 

당내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이 ‘민생 이슈를 선점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족들과 만나 이들이 주장하는 진상조사와 피해대책을 위한 청문회와 특별법 제정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입법이나 청문회 문제는 새누리당이 피할 이유가 없고 여야가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이 사안만 처리할 특별법으로 만들거나 비슷한 사건도 다룰 수 있게 일반법으로 할 것인지 야당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면서 검찰조사와 중복되지 않는 정부의 사건 처리 과정, 병원의 질환판정 문제 등에 대해 청문회를 열고 진상을 밝히는 것은 찬성이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를 20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다루기로 피해자 가족들과 약속하고 치료비·생활비 등 금전적 지원도 하기로 했다. 다만 윤성규 환경부 장관의 해임 요구와 대통령 직속 가습기살균제 특별대책 기구 설치는 피해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앞서 새누리당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고 지난 23일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청취한 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했다. 오는 26일에는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으로 대두된 여성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도 열 계획이다.
당내 분란을 수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 원내대표가 민생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당내 갈등에 쏠리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한편 집권여당의 원내지도부 리더십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반면 당 혁신을 이끌 비대위 인선과 관련해서는 계파간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재선 당선인 중심의 친박계 6∼7명은 전날 비공개 회동을 열어 ‘원내대표-비대위원장 겸임 불가를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는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지낸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헌법재판관 출신의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비박계에서는 기존 비대위원 인선을 고수해야 한다며 정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성태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 원내대표가 좌고우면하지 말고 결기 있는 행동을 보여주면 대다수의 새누리당 구성원은 이해하고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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