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통업체 경품경쟁 불붙을까…경품 상한선 폐지 영향은
입력 2016-05-24 15:12 

오는 6월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제공하는 경품의 상한선이 전면 폐지되면서 유통업계의 경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경기대응을 위한 선제적 규제정비 방안 발표를 통해 유통업체가 물건을 구입한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현상경품 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경품고시상 현상경품의 한도는 1인당 2000만원, 경품 총액은 예상 매출의 3%이내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소비절벽을 막기 위한 정부가 경품 상한선을 내달부터 두지 않기로 한 것.
유통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경품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상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매장을 방문한 사람은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공개현상 경품, 구매고객 모두에게 경품을 주는 사은품 형태의 ‘소비자 경품, 일정금액 이상을 구매한 사람만 응모가능한 ‘소비자 현상경품 등이다.
이 중 공개현상 경품과 소비자 경품은 이미 상한선이 폐지된 상태다. 따라서 소비자 현상경품의 제한이 풀리면 유통업체 경품에 관한 한도 규정은 모조리 없어지는 셈이다.

고급 외제차, 해외여행 상품권 등의 경품을 내걸어 고객몰이에 앞장서 온 유통업체들은 더욱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면세점업계에서는 이미 억대 아파트까지 경품으로 나온 상황에서 그야말로 ‘억소리 나는 경품 경쟁이 예상된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신생 면세점으로서는 일단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게 관건”이라며 그럴 때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고가의 경품만한 게 없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올 연말까지 국내 롯데면세점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60만위안(한화 약 1억800만원)의 롯데캐슬 아파트 1채를 경품으로 준다. 최근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도 이에 상응하는 경품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업계에서도 거래실적이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품 상한선이 풀린데 따른 마케팅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고객들의 충성도를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충성도 상승은 곧 매출 상승으로 연결돼 촉각을 곤두세웠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 경품 행사와 달리 많이 구매할수록 보다 많은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아무래도 거래실적이 없는 단순 방문객에 비해 거래실적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므로써 소비를 장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에서는 그 동안 고액의 쇼핑지원금을 내걸고 경품 행사를 진행했을 때 대부분 현금이 아닌 상품권으로 지급함으로써 자사 백화점에서의 소비를 다시 독려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품 상한선이 모두 폐지돼도 과거처럼 활발히 경품 마케팅을 펼치기는 힘들 것이란 시각이 있다. 지난해 대형마트 등 일부 유통업체에서 내부직원들이 당첨자 바꿔치기 등의 수법을 통해 수억원대의 경품을 빼돌리거나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한 사실 등이 드러나 경품 행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은 지난해 초부터 경품행사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소비자들 사이 경품 행사라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부정적 인식이 많다”며 그런 상황에서 1등에게 거액의 당첨금이나 고가의 상품을 몰아주는 경품 시스템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마냥 경품 마케팅을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정위는 이번 경품 상한선 폐지조치가 유통업체들 간 경품 행사를 조장한다기보다는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도입해 업체 간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 유통거래과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스마트 컨슈머라고 부를 정도로 똑똑해 경품 하나를 타기 위해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그런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유통업체 간 경쟁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소비자 혜택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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