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부부의 날에 되새겨볼 마음가짐…'부부수업 파뿌리' 방송 그 이후
입력 2016-05-19 13:48 
매회 방송 평균 시청률 3%, 회차별 최고 4%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MBN <부부수업 파뿌리>(이하 <파뿌리>)는 지난 2015년 6월을 시작으로 총 27커플의 부부를 만나왔다. 서로의 문제를 파악하고 솔루션을 통해 관계회복에 나섰던 이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5월21일 ‘부부의 날을 맞이 해 <부부수업 파뿌리> ‘방송 그 후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지난 1년 여의 시간 동안 이들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 온 제작진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 공유해본다.

<파뿌리> 방송 그 후…

▶1. 14살 연상 하숙생 남편의 비밀 2015년 12월14일 방송



14세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한 부부. 첫 만남부터 운명적으로 끌려 사내 연애로 사랑을 싹 틔운 두 사람은 사랑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까지 골인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이 9개월 채 안 된 시기에 부부는 이혼을 결심했는데. 편안한 가정을 꿈꿨던 남편. 하지만 아내는 아침밥을 차려주기는커녕 남편이 출근할 때 일어나보지도 않는다. 퇴근시간이 돼도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남편은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마음을 달래는 것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하지만 아내도 할 말은 있다. 남편이 매일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면 무섭게 돌변하는 모습에 아내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해있는 상황이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 갈등을 커져간 부부. <파뿌리> 솔루션 당시 관계 회복도 쉽지 않았다. 방송 이후, 부부는 잘 지내고 있다고 제작진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현재 인터넷 카페에도 솔루션 도움을 잘 받았다고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2. 그날의 사고, 부부전쟁의 시작 2015년 12월21일 방송



결혼 14년 차인 부부. 남편은 아내의 밝은 모습에, 아내는 남편의 자상한 모습에 반했었다. 하지만 그 어떤 가족보다 화목할 것 같았던 부부는 오랜 시간 별거 중이었다. 1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남편. 17차례에 걸친 수술과 4년 여에 걸친 치료 끝에 남편은 다행히 걸을 수 있게 됐지만, 부부의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다. 사고 후 지속적인 수입이 없었던 남편을 대신해 편의점, 호프집을 다니는 등 경제적 수단을 총동원해온 아내. 하지만 집이 넘어갈 위기에서도 남편은 자기 탓이 아니라며 집안일에는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는데. 게다가 가족들에게 폭력성을 보이자 아내는 더는 남편과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오랜 시간 서로에 대한 원망과 불신이 켜켜이 쌓여 벌어진 사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았던 부부. 관계회복을 통한 솔루션 진행도 깊어진 골만큼이나 쉽지 않았다. 아내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버린 남편과, 사랑 대신 상처만 가득 남았던 아내. 부부는 방송 이후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



각자의 작은 배려와 노력으로 방송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약속한 부부. 제작진에게도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물론 예전처럼 부부싸움을 하고 누군가 집을 나갈 때도 있지만 이제는 화해하는 법을 알기 때문에 그 상황을 무난히 넘기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3. 귀농부부, 전쟁의 시작 2016년 2월22일 방송




도시에서보다 안락한 삶을 꿈꾸며 귀농을 결심한 결혼 45년 차 부부. 젊은 시절, 부부는 갖가지 일을 하며 함께 고생했고 일에 묻혀 살다 보니 제대로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때부터 남편은 가족들을 챙기는 대신 늘 일에 묻혀 살았다. 그리고 40년이란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귀농을 선택했다. 아내는 남편의 고향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아름다운 노년을 꿈꿨지만, 귀농 이후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마치 전쟁터와도 같았다. 오히려 귀농 이후 관계가 악화된 두 사람. 아내는 남편과 여유롭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며 노후를 보내려 했지만 남편에겐 늘 일이 우선이다. 이미 집 주변에 쌓인 나무들도 처치 곤란인데, 남편은 새벽부터 산에 올라 끊임 없이 땔감으로 쓸 나무를 구해온다. 장갑을 끼라는 아내의 말도 듣지 않은 채 추운 날씨에도 맨손으로 일을 나가 결국 아내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아내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남편의 고향으로 귀농 후 아내는 항상 외로웠다. 친구 한 명 없는 곳에서 대화조차 해주지 않는 남편 때문에 화병이 생기기도 했다. 무뚝뚝한 남편이라도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좋으련만 남편은 늘 산을 다니며 일에만 집중했다. 결국 아내는 귀농 후 마음의 병만 쌓였다고 하는데.

관계회복을 위한 솔루션 진행 당시, 이 부부는 누구의 잘못을 고친다기보다 서로가 원하는 걸 알게 해주는 것이 시급했다. 방송 이후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남편은 아내의 말을 잘 들어주려고 노력하며 알콩달콩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4. 선택식을 거부한 남편, 부부에게 무슨 일이? 2016년 3월28일 방송



남편은 아내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직접 <파뿌리>에 제보를 했다. 한 직장을 오래 다녀본 적이 없고 제보 당시 무직에 경제력을 상실한 가장이었던 남편. 한때 가족을 위해 새벽까지 일을 하는 의류 판매업을 하며 어쩔 수 없이 늦게 들어오는 일이 많았지만 아내는 그런 남편의 일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는 남편의 늦은 퇴근에 매일 짜증을 내고 다툼이 늘자, 남편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하기도 했다. 아내와 갈등이 심해지자 남편은 일을 그만둬야 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가장으로 존중 받길 원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과의 대화가 어려웠다. 문제 해결을 하길 원했지만 늘 조목조목 따지는 남편과 대화가 되지 않았던 것. 어느 순간 남편의 태도에 두려움마저 들었던 아내. 집에 있으면 답답함 때문에 숨을 쉴 수 없게 되자 아내는 한때 가출을 감행하기도 했었다. <파뿌리> 선택식 당일, 아내가 이별을 선택하자 남편은 결과에 불만을 품고 화를 내며 촬영장을 떠났었다. 아내가 원한 건 당장의 헤어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남편의 대화 거부로 인해 그마저도 위태로웠던 상황. 그 이후 제작진과의 긴 통화와 설득 끝에 남편과 아내는 개인 상담을 우선적으로 받아보기로 했다. 3~4회 정도 좋은 분위기를 띠며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갈등 끝에 결국 이혼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소식을 전해왔다.

■<파뿌리> 초대석, 제작진이 공개한 비하인드 스토리

▶MBN <부부수업 파뿌리> 작가 김현음

<부부수업 파뿌리>를 제작하면서 10여 쌍의 부부를 만났다. 부부는 하나같이 이 사람과 결혼한 걸 후회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사람 때문에 내 인생을 망쳤다”며 서로를 원망하기도 했다. 때로는 격한 분노를 드러내거나 참담한 속내를 털어놓는 그들의 갈등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속으로 ‘도대체 왜 같이 살지? 아니, 어떻게 저렇게 사는 거지? 의문이 생겼다. 그런데 제작횟수를 거듭할수록 어렴풋이나마 의문에 대한 해답은 찾을 수 있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상담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나서였다. 이때 대부분의 부부가 처음 하는 말이 이제 저 사람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였다. 부부는 ‘당신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서 결혼을 후회했고, 원망했고, 분노했던 것이었다. 그 다음 이어지는 말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요”였다. 제 각각의 이유로 갈등을 겪던 부부가 프로그램 내 상담과 솔루션을 통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스스로 방법을 깨친 것이다.

제작진으로서 <파뿌리>는 힘든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에게는 결혼 생활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처음에는 이 사람과 못 살아요” 하다가 막상 선택식을 하고 나서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요” 하는 부부를 볼 때면 그렇다. 부부는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선택식을 앞두고 깨닫게 된 것이다. 결혼 생활의 위기를 겪고 있다면, 그런데 도무지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 <부부수업 파뿌리>에 도움을 요청해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도움을 요청한다는 건 개선의 의지가 있다는 것이고, 개선의 의지가 있는 부부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선택의 순간, 부부는 알게 될 것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내게 어떤 존재인지 말이다.

TIP MBN <부부수업 파뿌리>는? <파뿌리>는 이혼이라는 위기에 선 부부들에게 맞춤형 처방전(솔루션)을 제시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부부수업의 마지막 날 부부는 최종 선택을 통해 리마인드 웨딩과 이별식 중 선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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