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습기살균제피해자 유가족 연대 “검찰수사 진행되자 사과…진정성 없다”
입력 2016-05-02 16:47 
2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옥시레킷벤키저 사과 기자회견이 끝난 후 최승운 ‘가습기살균제피해자 유가족연대’ 대표가 단상에 올라 언론에 발표한 유가족 사과 요구서 원본.

면피용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 여태껏 침묵하다 이제야 사과하는데 죽은 아이를 살릴 수 있느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5년 만에 처음 공식석상에서 사과 하자 피해자 유가족들은 면피용이 아닌 진정한 사과를 하라”며 이같이 언성을 높였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는 2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옥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만나 5년 동안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피해자의 만남은 물론 진상조사 요구도 외면했다”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기자 간담회를 연 것이 무슨 진정성이냐”고 성토했다.
최승운 유가족 연대 대표는 옥시 측의 사과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곧 이어 단상에 올라 아이를 잘 키워 보려고 매번 가습기 살균제를 쓰면서 교체한 것이 결국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아이를 서서히 죽였다”면서 전대 미문의 대형 참사를 저지르고도 법인을 해산하고 사명을 2번씩이나 변경하며 사건을 은폐·축소한 옥시의 자진 철수를 요구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유가족 연대는 이날 옥시에 대해 피해자 유가족들의 세 가지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 수사 면피용 사과 거부 ▲ 옥시의 대한민국 자진철수와 폐업 요구 ▲언론 사과가 아닌 피해자들이 납득할 만한 사과 등을 내세우며 옥시에 강력 항의했다.

입장을 전한 최 대표는 유가족들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함으로써) 내 손으로 아이를 죽였다는 사실에 힘들어 하는데 옥시가 잘못을 인정하고 직접 가해사실이 있음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시가 준비한 피해자 보상대책과 사과가 진성성이 결여된 ‘겉 핥기 식 대응책이라는 쓴소리는 건넨 셈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자들을 향해 자극적인 기사보다는 정확한 사실을 알려 악덕 살인기업인 옥시가 없어질때까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정치권에 대해서도 더이상의 아픔이 없도로 제도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옥시 측은 유가족 연대와 바로 자리를 마련해 적절한 보상과 합의점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최승운 대표의 성명서 전문.

안녕하세요. 전 한 애기아빠입니다. 제 아이가 만 한 살 먹고 입원에 8개월만에 사망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옥시는 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사과하는데, 저희로서는 이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에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한 공식입장 세 가지를 전하겠습니다.
첫째,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오늘 사과는 지난 5년간 한 맺힌 눈물 외면하다 검찰 수사 진행되자 이제서야 기자회견을 통해 하는 것입니다.
사회악 옥시는 한국에서 철수하고 폐업해야합니다. 반성은 커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며 사명을 두 번이나 바꾸고 피해자를 기만하고 신뢰할 수 없는 제품으로 사회에 위협을 가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이 시점에 태연히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반인륜적 행태를 해 전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옥시의 자진 철수와 영원한 퇴출 원합니다.
셋째, 우리가 원하는 건 보여주기식 퍼포먼스가 아닙니다. 정말 미안하다면 언론을 이용한 검찰수사 면피용 사과가 아닌 피해자 한명씩 찾아가서 너희가 니 자식을 죽인게 아니다. 자식을 죽인놈은 옥시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아이 한 번 잘 키워보려고 매일매일 가습기 살균제 사용해오며 우리 아이들을 내 손으로 4개월동안 서서히 죽였습니다.
그거 아십니까. 단순한 교통사고 같은게 아닙니다. 제품을 잘못 만들어 저희가 서서히 자식을 죽인 것인데 옥시는 아직도 인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부탁드립니다. 저런 사회적인 악덕 살인기업이 없어질때까지 노력해주시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처벌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에서는 더이상의 아픔이 없고 조금이라도 저희를 달래주길 원합니다. 또 저희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정치권의 제도적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해주셨으면 합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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