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온라인쇼핑 열풍에도 성장하는 회원직접구매시장의 힘
입력 2016-05-02 16:19 

서울 서초구에 사는 60대 주부 정재옥 씨는 매주 화요일만을 기다린다. 회원직접판매(다단계) 사업자가 정 씨의 집을 방문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는 딸 대신 두명의 손주를 하루종일 돌봐야 하는 탓에 외출이 쉽지 않은 그에게 화장품은 물론 생활용품까지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무엇보다 친구처럼 말동무가 되어주는 회원직접판매 이용은 일상의 낙으로 자리잡았다.
수퍼마켓, 편의점 등 모든 유통채널이 기계화되는 시대. 이와 같은 흐름을 비껴가는 산업이 있다. 바로 회원직접판매 시장이다.
회원직접판매는 판매원이 다른 판매원(직하위판매원)을 모집하고 해당 직하위판매원의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판매조직의 확장이 곧 소비자 수의 확대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방문판매와 구별된다. 대표적인 방문판매 업체로는 아모레퍼시픽, 야쿠르트, 코웨이 등이 있으며, 회원직접판매 업체로는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뉴스킨코리아 등이 있다. 2014년 국내 회원직접판매 업체 순위는 한국암웨이, 뉴스킨코리아, 한국허벌라이프, 애터미 순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회원직접판매 시장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1995년 4000억 원대였던 시장 규모는 2014년 4조4972억 원으로 10배 증가했다. 지난해는 시장 규모가 무려 5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낯선 사람을 집에 들여 물건을 사는 이와 같은 방식의 산업은 온라인 쇼핑 등 사람과 사람의 접촉이 줄어드는 유통 트렌드 확산과 함께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회원직접판매는 전문성을 가진 사업자가 소비자 개개인 특성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추천해주기 때문에 수 많은 제품이 판매되는 온라인보다 구매 결정이 수월하다. 디지털 시대에도 회원직접판매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이같은 ‘개별 맞춤형판매방식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회원직적팝매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다단계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은 여전히 높다. 일부 회원직접판매 사업자들의 무리한 판매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1년 ‘방문판매에 관한 법률 제정 및 1995년 방문 및 통신 판매업 등록제 시행으로 회원직접판매가 실질적으로 합법화되면서 시장이 정비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회원직접판매 방식을 취하는 회사들이 크게 증가해 2014년 등록된 전체 사업자(판매원)는 689만 명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어청수 직접판매공제조합 이사장은 회원직접판매는 인공지능으로도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영역으로, 유통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한국암웨이 등 선도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회원직접판매 업체로는 한국암웨이가 꼽힌다. 3일 한국 진출 25주년을 맞은 한국암웨이는 국내 회원직접판매시장 총매출액의 20%를 차지한다. 세계 1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트리라이트, 화장품 브랜드 ‘아티스트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지난해 국내 매출 1조697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암웨이는 회원직접판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펼쳐왔는데, 지난 1998년 시작한 ‘원포원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는 암웨이 미국 본사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한국암웨이에서 판매해주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프로젝트다. 280여 개 협력사가 한국암웨이와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현재 8만8,44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이 하루 평균 3만1,395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프로젝트로 발전다.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IMF 당시 많은 기업들이 현금 유동성이 낮아지고 제품의 판로를 찾지 못해 무너져 갈 때 원포원 프로젝트로 국내외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100% 현금 결제를 지원 받아 기사회생한 기업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암웨이는 한국영양학회와 ‘5가지 채소 과일을 1일 3번 이상 먹자는 의미의 ‘5.1.3 식물영양소 캠페인, 환경주의보 마스크 판매를 통한 기부활동 등 다단계는 불법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은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