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구·건자재 업계, `디자인 넘어 이젠 소재 전쟁`
입력 2016-05-02 16:01 
한샘의 휴판넬과 휴플로어를 시공한 모습

‘탄소섬유, 석영, 강화유리, 패브릭, 알루미늄…
그동안 주위에서 찾아보기 어렵던 소재들이 가구나 인테리어 제품에 속속 접목되고 있다. 목재나 대리석 등 흔히 사용되던 소재에 그치지 않고 제품 차별화를 위한 업계의 신소재 확보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기존 고가 소재가 들어간 제품에 비해 가격·시공비가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갖춘 것이 인기 비결이다.
한화 L&C가 선보인 강화천연석 ‘칸스톤은 고가의 천연석을 대체할 수 있는 마감재다.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높은 경도를 가진 석영(Quartz)을 진공상태에서 압축성형해 만드는데 대리석과 유사한 질감과 디자인을 갖추면서도 고가의 대리석에 비해 가격이 낮아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기존 천연 대리석의 경우 자연 상태의 원석을 가공해 만들기 때문에 표면에 공극이 있어 여기에 음식물 얼룩이 묻게 되면 잘 지워지지 않고 깨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석영을 재료로 만든 칸스톤은 공극이 거의 없어 관리가 쉽고 깨질 염려가 없고 특히 천연 대리석에서 볼 수 있는 흐름무늬(Multi-Vein) 패턴까지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황정석 한화L&C 칸스톤 P&D팀 과장은 제품 개발에만 1년 이상을 투자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제품으로 국내 가구사는 물론 미국, 일본, 영국 중국 등에도 수출도 하고 있다”며 가격은 저가 대리석과 고가 천연 대리석의 중간정도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가구업체들도 신소재를 제품에 속속 접목하고 있다. 유리 및 탄소섬유를 혼합한 복합 플라스틱(FRP) 소재를 접목한 ‘휴판넬과 ‘휴플로어로 기존 욕실에서 사용하던 바닥·벽면 타일을 대체하는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의 소재 업체인 타키온사와 기술을 제휴해 한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지난해 매출액은 2014년도에 비해 3배 가까이 뛰었다.

가령 욕실을 리모델링할 경우 기존에 깔려있는 바닥 및 벽면 타일을 뜯어내고 새로 깔아야 하는데 휴판넬과 휴플로어는 기존 타일 위에 덮는 방식으로 시공을 한다. 이 때문에 별도의 철거 작업 없이 하루면 인테리어 시공을 끝낼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벽과 바닥을 특수 패널로 제작해 타일 틈새의 물때나 곰팡이 없이 위생적인 욕실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바닥에 미끄럼방지를 위한 엠보싱 처리를 해 쿠션감이 있어 넘어지더라도 충격을 완화해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또한 소재 자체가 물을 거의 흡수하지 않아 곰팡이나 세균 번식을 막을 수 있고 바닥이 차갑지 않아 겨울에도 욕실화 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와 에넥스 역시 강화유리를 사용한 주방가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리바트의 주방가구 무라노는 특수한 코팅을 입혀 광택을 살리는 것과 달리 강화유리를 사용해 물기가 잘 스며들지 않고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에넥스의 갤럭시 플래티늄(Galaxy Platinum)은 목재를 본드로 붙인 일반 도어와 달리 유리 소재를 사용해 친환경적이고 색감도 고급스럽다. 도어 핸들리스 손잡이 부분에는 알루미늄 프레임을 달아 유리에 지문을 묻히지 않고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스크래치나 파손 등의 우려가 있는 유리 소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화 코팅을 덧씌워 내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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