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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얻은 기회 | ‘247일’ 장필준vs양훈 ‘13일’
입력 2016-05-02 15:14 
삼성의 장필준은 3일 대구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다. KBO리그 데뷔 이래 두 번째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2주 만에 얻은 이도 있고, 8개월여 만에 잡은 이도 있다. 기간은 다르긴 해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 둘 다 웃을 수도 있지만, 확률은 크지 않다. 결국 서로를 넘어야 한다.
삼성과 넥센은 3일부터 라이온즈파크에서 3연전을 갖는다. 첫 번째 카드는 장필준(삼성)과 양훈(넥센)이다. 필승조와 3선발의 대결. 장필준은 시즌 처음이자 통산 두 번째 선발 등판인 반면, 양훈은 13일 만에 시즌 네 번째 선발 출격이다.
삼성은 부상병동이다. 마운드도 예외는 아니다. 차우찬이 가래톳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한데 이어 벨레스터마저 팔꿈치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대안으로 꼽았던 정인욱마저 깊은 부진(평균자책점 9.64)에 빠졌다. 1717일 만에 선발승을 올린 김건한이라는 대체 자원이 있지만 1명이 더 필요한 상황.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장필준이었다.
장필준의 3일 경기 등판이 급박하게 이뤄진 건 아니라는 것. 지난 4월 28일 대구 LG전 선발투수로 내정했다. 시즌 전부터 빠른 공으로 주목을 받은 장필준은 필승조의 일원으로 활용됐다.
장필준의 선발 등판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30일 선발투수로 KBO리그 데뷔 무대(대구 LG전)를 치렀다. 그러나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 장필준은 2이닝 동안 7피안타 2피홈런으로 난타당하며 6실점을 기록했다.
247일 만에 선발 등판이다. 장필준에겐 선발투수로서 가치를 보여줄 기회다. 삼성은 당분간 대체 선발투수가 필요한 상황. 장필준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백정현, 김기태, 김대우 등 다른 자원도 있다. 넥센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양훈은 절치부심이다.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으나 개막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세 차례 선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8.80을 기록했다. 3실점 이하 피칭이 1번도 없었다. 이닝 이터를 꿈꿨지만, 6이닝 이상 버틴 건 1번(4월 10일 잠실 두산전)뿐이다.

결국 넥센은 숨고르기를 택했다. 양훈은 지난 20일 문학 SK전 이후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영점을 다시 잡기 위함이다. 다만 ‘당분간이라는 전제를 깔았다. 2,3번 가량 선발 로테이션을 건너뛸 예정이었다.
하지만 양훈은 13일 만에 선발 기회를 다시 얻었다. 빠른 복귀다. 하영민이 지난 26일 마산 NC전에서 주춤(3이닝 4실점)하기도 했지만, 양훈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 양훈은 하영민의 뒤를 이어 등판해 시즌 최고의 피칭(5이닝 무실점)을 펼쳤다.
넥센의 양훈은 13일 만에 선발 등판한다. 그는 시즌 선발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8.80을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합격점이었다. 그리고 원상복귀. 계산된 조정이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NC전이라 양훈 카드를 잠시 넣어뒀다고 했다. 삼성전에 맞춰 다시 꺼냈다. 양훈은 지난해 삼성전에 두 차례 나가 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1.42(6⅓이닝 1실점)였다.
넥센은 4~5선발인 박주현, 신재영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고 있으나, 정작 해줘야 할 1~3선발의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 그 책임감이 큰 양훈이다. 부진 탈출은 개인은 물론, 팀에게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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