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음식 냄새 많이 맡아도 노화 빨라진다
입력 2016-05-02 15:02 
POSTECH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사진 = POSTECH>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즐기는 것은 큰 즐거움이지만 과식은 몸에 좋지 않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있다. 그런데 음식을 먹지 않고 냄새만 맡아도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POSTECH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 박사과정 뮤라트 아르탄씨는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감각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아 활발하게 작용하면 체내의 인슐린 유사물질이 늘어나 몸 전체의 노화를 촉진하고 수명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노화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감각신경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과 그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예쁜꼬마선충은 생체구조가 단순하고 생애주기가 3주로 짧다. 노화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포유동물과 같으면서 유전자 조작이 쉬워 수명 연장의 비밀을 풀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예쁜꼬마선충은 환경요인을 감지하는 감각신경계가 수명을 50%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지만 감각신경세포가 어떤 요인에 반응해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먹이인 대장균에서 감각신경에 자극을 주는 화학물질을 추출해 실험했다. 그 결과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INS-6라고 하는 인슐린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호르몬은 수명연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FOXO 인자의 활동을 둔화시켜 체내 다른 부위에 신호를 보내 수명을 단축시켰다.
연구팀은 맛과 냄새를 감지하는 신경세포의 활성화가 수명 단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빛을 통해 특정 감각 신경계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광유전학 기술을 사용한 자극으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인 ‘진스 앤 디벨롭번트 최근호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 교수는 음식의 영양분이 아닌 냄새와 맛 자체가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 것”이라며 감긱신경세포에 가해지는 자극으로 인해 수명이 변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한 이번 연구가 향후 노화와 수명 조절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