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백화점 ‘유커특수’ 누렸다는데...명동 노점상 “특수는 무슨”
입력 2016-05-02 14:02 
중국 노동절 연휴가 막바지로 접어든 지난 1일 유커등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서울 명동 거리 <한주형 기자>

보면 몰라요? 지금 하도 손님이 안 와서 휴대폰으로 게임만 하고 있자나요” (명동 밀리오레 뒷편 잡화 노점상)
10만명이 오면 뭘해. 돈 없는 패키지 관광객들은 절대 안 사먹어”(명동역 인근 골목 분식 좌판상)

중국 노동절 연휴의 막바지로 접어든 1일 밤.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명동 거리였으나 여전히 한숨을 내쉬는 이들이 있었다. ‘유커 상권의 메카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노점상들. 이들은 ‘노동절 특수는 딴 세상 예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6만 30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주말간 한국을 방문해 명동 거리를 수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노점상들의 얼굴에 실망감이 가득한 이유는 무엇일까.
명동 노점상들이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 인파 속에서도 한숨을 내쉬는 이유는 다름아닌 단체관광객들 때문이었다.이들에 따르면 ‘초저가 패키지 상품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단체관광객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다는 것이다.
명동역 인근 골목 같은 장소에서 5년째 분식 노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 모(39)씨는 단체 관광객들 100명 중 한두명이 어쩌다 들러서 사먹는다”며 오늘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조 씨는 매출이 2년 전에 비해 반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여행사들의 서울 관광 상품은 4박5일 기준 2000위안(약 35만원)~4000위안(75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5일 중 하루에서 이틀 자유여행 스케쥴이 포함된 일부 패키지 상품은 1000위안대로 떨어진다. 실제 다수 중국 여행사 사이트에서는 명동과 동대문 등 서울시내 주요 관광코스가 포함돼있는 패키지 상품 가격이 1000위안대로 팔리고 있다. 지갑 사정이 넉넉치 않은 단체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며 그만큼 관광지 매상이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단체관광객들이 길거리 소비를 자제하는 데는 가이드들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여행사 패키지 상품에 꼭 들어있는 남산 한옥마을 앞에서 분식을 운영하는 한 노점상은 가이드들이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패키지 상품 지점 업소에서 돈을 더 쓰게 하기 위해 길거리 소비를 자제시키고 있다는 얘기를 자주 접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중국마케팀 팀장은 예전에는 중국 여행사들이 단체관광객들에게 여행사와 계약한 업소에서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유도를 많이 했다”며 최근들어 정부에서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는 중국 여행사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3월 관광통역안내사와 표준약관계약을 맺지 않은 중국 여행사 16곳, 지나치게 낮은 패키지상품을 상품을 판매한 27곳 등 총 68곳을 퇴출시켰으나 일부는 심사 결과에 불복해 법원에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오후 5시 전에는 노점영업을 금지하는 구청 방침 또한 노점상들의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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